일장기가 태극기 위에 올라가는 꼴은 못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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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장기가 태극기 위에 올라가는 꼴은 못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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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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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일본을 꺾고 대회 2연패를 차지한 한국축구대표팀이 지난 3일 금의환향했다. 이날 인천공항에는 축구 관계자를 비롯한 300여명의 팬들이 몰려들어 당당히 금메달을 안고 귀국한 선수들을 열렬히 환영했다.
 한국은 지난 1일 벌어진 숙적(宿敵)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2-1로 승리를 거둬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대회 2연패 쾌거와 함께 아시안게임 통산 5번째 우승으로 최다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전 국민이 김학범호에 박수와 환호를 보내는 이유는 이와 같은 ‘금빛 결과물’이 전부는 아니다. 한국대표팀이 우승하기까지 과정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비주류인 김 감독이 올해 초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 됐을 때부터 비판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더니 선수 선발 과정에서는 소위 ‘인맥축구’라는 맹비난이 쏟아졌다.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말레이시아에 1-2로 패했을 땐 선수, 감독 할 것 없이 뭇매를 맞아야 했다. 이 때만해도 암초에 부딪혀 깊은 수렁으로 빠진 김학범호는 다시 뜰 수 없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주류-비주류, 해외파-국내파 구분없이 선수들의 혼연일체된 결속력으로 16강전에서 중동 강호 이란, 8강전에선 우승후보로 불리던 우즈베키스탄을, 4강전에선 ‘박항서 매직’ 베트남마저 차례로 무너뜨리고 결승전에 진출, 일본과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이게 됐다.

 21세 이하의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대표팀은 한국보다 한 수 아래 전력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달라졌다. 역시 한일전은 한일전이었다. 비록 경기는 우리가 지배하고 있었지만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전후반 90분 동안 득점없이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연장전에서 이승우, 황의찬의 연속골로 1골을 만회한 일본을 꺾고 대망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데 한국팀의 우승 배경에는 선수들의 병역면제가 크게 작용했지만 일본에게는 결코 질 수 없다는 애국심이 더욱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이 김 감독을 통해 밝혀졌다. 귀국한 김 감독은 우승 배경을 묻는 취재진에게 “연장전에 돌입할 때 선수들에게 일장기가 우리 태극기 위에 올라가는 꼴은 못 본다. 태극기가 무조건 위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일본과의 스포츠 경기에서 국민이나 감독들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정신무장을 강조해왔지만 김 감독처럼 구체적이고도 결기에 찬 어조를 표현한 경우는 없었다. 물론 혹자는 ‘스포츠를 너무 국민정서와 결부시키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라고 말할 지 모르겠지만 이는 동전의 앞면은 보고 뒷면은 보지 못하는 소치(所致)다. 축구, 야구 등 국가대항 단체전 경기는 단순한 스포츠 경기 이상의 파급력을 지닌다. 국민화합과 역량 결집에 스포츠 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대한민국 전역을 뒤덮은 붉은 물결을 우리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스포츠는 또한 국력과시의 수단이기도 하다. 그런 까닭에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의 성적표가 국력의 척도처럼 여겨져 세계 모든 나라들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엄청난 돈을 들여 선수를 양성하는데 혈안인 것이다.
 인기종목인 축구·야구 경기에서 한·일전은 이러한 바탕 위에 과거 역사적 배경과 영토분쟁·위안부 문제 등이 더해져 민족의 자존심을 건 운명의 한판승부가 불가피하다. 온갖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애국심으로 전의(戰意)를 불살라 일본을 꺾고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준 김 감독과 선수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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