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동해권 하루 뱃길에 포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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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동해권 하루 뱃길에 포항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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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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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 4개 환동해권 국가들을 하루만에 잇는 새 뱃길이 연내에 열리게 된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19일자 홍콩신보(信報)에 따르면 중국 지린(吉林)성의 내륙 도시인 훈춘(琿春)을 시발점으로 러시아 자루비노항~속초항~일본 니가타(新潟)항까지 800해리 뱃길이다. 새 뱃길이 열리면 이제까지 5~6일 걸리던 물류기간이 1~1.5일이면 충분할 것이란 게 훈춘시 관계자의 전망이다. 환동해 경제권 물류가 본궤도에 들어선다는 이야기다.
 홍콩발 외신에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것은 환동해권 물류의 역사를 바꾸게 될 새 뱃길에 포항이란 이름은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외신에 따르면 그동안 훈춘~ 속초를 시험 운항한 결과는  여객 40만명, 컨테이너와 농산품 50만여건, 무역액 20억달러나 됐다. 일본의 한 환동해권 전문가는 매주 한 차례 왕복하는 화물선이 실어나를 컨테이너 화물은 1만 2000TEU, 순조로우면 그 갑절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제 포항은 이 많은 화물과 여객이 눈앞에서 오가는 광경을 멀거니 쳐다볼 수밖에 없게 됐다는 이야기다. 참으로 한심스럽게 됐다.
 포항은 그 동안 환동해 경제권의 물류 거점도시를 목표삼아 왔다. 2009년 4선석 규모 영일만 개항과 더불어 새 천지가 열릴듯 큰 소리쳐왔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자칫하다간 빈껍질만 남는 항만이 될지도 모르게 생기지 않았는가. 물론 그동안 유치한 물량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경북 지역 물동량만으로는 태부족이다. 국제물류대열에서 비켜나있게 되면 외톨이 신세를 벗어나기는 힘들게 마련이다. 지구촌 시대임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영일만항 건설은 1990년 초부터 추진됐다. 그뒤 20년 가까이 물류거점도시가 되리라고 자부해왔지만 돌아오는 메아리는 없었다. 돌아가는 실정도 모른 채 허공에 대고 큰소리만 쳐온 꼴이다. 게다가 둔감하기까지 했다. 동북아경제회의가 돛을 올린지 13년이 지나고 나서야 부랴부랴 지난 8월에야 회원도시로 가입했으니 알만한 일이다. 관계 공무원은 내륙도시인 훈춘이 항구도시인 줄로만 알고 있더라고 보도됐다. 훈춘과는 이미 1995년에 자매결연을 한 터가 아닌가. 그뒤 교류가 없어 이제는 서류상의 자매도시로 빛바랜 관계가 되고 말았다고 한다. 무지와 둔감과 무책임이 갈 데까지 간 모양새다.
 지난 몇 년 동안 착실하게 내공을 쌓아온 속초의 물류는 이제 포항을 앞지르게 됐다. 더 두려운 것은 겉치레 뿐인 도시로 각인될지도 모를 포항의 위상이다. 항만을 건설해놓고 `구멍가게’신세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처량한 모습을 어찌 볼 것인가. 물류 거점도시는커녕 항만도시로라도 살아남으려면 이제부터라도 발벗고 뛰는 길밖에 더 있는가. 껍질만 남은 자매도시 결연에 안주할 수는 없다. 훈춘을 비롯한 역내 도시들과 실질협력 관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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