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의 미소와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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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아의 미소와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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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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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7일 검찰 조사를 받고 청사를 나온 신정아 씨가 알듯 모를듯한 미소를 지었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섹스 스캔들과 가짜 박사의 치욕을 겹겹이 걸친 피의자 신분인 신 씨가 얼굴에 미소를 올린 이유를 국민들은 궁금해 했다. 신 씨의 미소가 사라지기도 전에 검찰은 신 씨 구속 영장을 추석 이후 청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 씨 개인 비리를 나열했다. 신 씨가 검찰을 비웃은 건 아닌지 알고 싶다.
 국민들이 보는 변양균-신정아 비리는 권력형이다. 변 씨는 정부 정책과 예산을 주무른 청와대 3인자다. 그는 가짜 박사 신 씨를 동국대 교수로,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으로 밀어붙이면서 국민 혈세를 이용했다. 가짜 박사 신씨를 동국대 교수로 채용한 영배스님의 개인사찰 흥덕사에 10억원의 특별교부금이라는 `돈벼락’을 내렸고, 자기 부인이 다니는 절에도 2억원을 줬다. 분명한 권력형 비리다.
 그는 신 씨가 동국대에 교수로 채용된 것을 계기로 동국대에 거액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지원한 돈 역시 국민 혈세다. 입만 열면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분배와 복지를 외친 그가 뒤로는 숨겨놓은 애인을 위해 혈세를 이리저리 퍼줬다는 얘기가 된다. 또 동국대 재단 관련 비리 의혹에 관한 수사도 흐지부지됐다. 누군가 압력을 넣었거나 작용했다는 의혹을 낳는다.
 물론 변 씨가 신 씨집 부근 호텔에 묵으며 신 씨 집을 드나들고 저질 이메일을 교환하고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은 개인 비리일 수 있다. 그러나 변 씨는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있으면서 신 씨가 근무하는 미술관을 후원하도록 건설업체와 국책은행에 압력을 넣은 증거가 나오고 있다. 분명한 권력 남용이자 독직 사건이다. 그런데 최근 검찰 수사는 개인 비리를 캐는 데 치중하는 인상이다. 동시에 추석 직후라는 영장 청구 시점도 얼버무리고 있다. 새로운 혐의가 드러났다는 이유다. 그렇다면 일단 영장을 청구한 뒤 수사해도 무방하다. 왜 영장청구를 늦추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새 혐의라는 것도 신 씨가 성곡미술관 학예실장 때 기업체와 조각가를 연결해주는 대가로 알선료 2억원을  챙겼다는 정도다. 철저히 개인 비리다. 권력형 비리에 대한 수사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시중에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변-신 사건 수사와 처리를 조율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돌고 있다.
 신 씨의 가짜  박사 문제가 제기되고, 변 전 실장의 신 씨 감싸기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검찰은 수사를 주저했다. 그러는 사이 신 씨는 미국으로 도주했다. 그리고는 두 달만에 돌아왔다. 청와대는 변 씨 혐의를 강력 부인했다. 검찰이 뒤늦게 대검 중수부까지 투입했지만 법원에 의해 영장이 기각되는 수모를 겪었다. 자업자득이다.
 신정아 씨의 미소가 누구를 향한 것인지 알 것 같다. 가짜에 속아 넘어간 우리사회를 경멸하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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