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사벽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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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사벽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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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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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시인·칼럼니스트

[경북도민일보]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후배에게 들은 이야기다. 그는 20년 넘게 행정업무를 하고 있지만 업무처리가 느리고 문서에 오타가 더러 있어서 직장상사로부터 잦은 꾸중을 들었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 회식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독수리 타법에서 벗어나셔야 해요. 모니터를 보시지 않고 자판만 보고 문서를 작성하니 오타가 자주 나오고 속도도 느린 거예요. 자판 외우는 건 며칠이면 됩니다.” 다음날부터 그는 컴퓨터 자판 익히기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연습한 결과 3일 만에 자판을 다 외웠고 그 이후부터 같은 일로 직장상사에게 꾸중을 들은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오히려 업무처리가 빨라졌다고 칭찬까지 받는다고 했다. 
주변을 돌아보면 이와 유사한 사례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취미생활로 10년 넘게 바둑을 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3급을 벗어나지 못한다거나, 5년 동안 헬스를 했지만 근육이 별로 발달되지 않았다는 사람들이 있다. 또 어떤 이는 피아노를 30년 넘게 연주해도 처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3년 전의 실력과 비교해 조금도 나아진 게 없고, 9년째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고 있지만 매번 아슬아슬한 점수 차이로 떨어지는 사람도 있다. 왜 그럴까? 재능이 없어서, 아니면 노력이 배신한 것일까? 한마디로 말해 그렇지 않다. 익숙함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늘 같은 행위만 하였기에 늘 같은 결과만 얻게 된 것이다. 캐나다 출신의 작가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자기계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자기 자신의 발전을 이루려면 편안하게 일을 대충 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언가 새로운 일을 시도하면서 어색하고 불편하며 힘든 것을 느낄 때에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라고.
사람들은 컴포트존(comfort zone)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하다. 컴포트존은 원래 공기조화에서 유래된 공학적 용어로 온도, 습도, 풍속 등이 적정할 때 인체가 가장 쾌적함을 느끼는 상태로 안락지대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근래 들어 비유적으로 일을 적당히 하거나 요령을 피운다는 뜻으로 주로 사용된다. 사람들이 컴포트존에만 머무르려는 성향에 대해 세스고딘은 “안락지대 안에 머물 때 기분이 느긋해지고 긴장감 없이 일하거나 생활할 수 있으며, 편안함을 느끼는 그 구역 안에서는 실패의 두려움도 크지 않다. 오랜 시간에 걸쳐 자신에게 익숙해진 영역이어서 습관적으로 행동하면 되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노력에도 방법론이 대두된다. 무조건 시간을 많이 들여 열심히 하고 오랫동안 꾸준히 지속한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이 아니란 것이다.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노력은 무엇일까? 앞에서 말한 30년 동안 피아노를 치고 20년 넘게 컴퓨터 자판기를 두드리고, 10년 동안 바둑을 두어도 어느 수준에서 정체되어 더 이상 진보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그건 바로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의식적인 연습이나 노력을 어느 시점에서부터 전혀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일정수준에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정체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자신이 그럭저럭 만족할 만한 실력과 기계적으로 무언가를 처리할 단계에 도달하면 더 이상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에 발전을 위한 의식적인 연습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더 이상 진보도 없다. 두 번째는 한계에 부딪혔을 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고를 회피 또는 포기한다. 하지만 우람한 근육을 가진 몸짱이 되고 싶으면 더 무거운 것을 들고 횟수를 늘여 근육이 벌어지는 고통을 감내해야 하고, 같은 시험에 자꾸 떨어진다면 학습방법을 피드백하여 분석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만 보다 나은 그 무엇이 될수 있다.
당신은 1초 간격으로 숫자를 불러준다면 몇 개까지 기억할 수 있는가? 일반 사람은 8~9개를 넘기기 어렵다고 한다. 1만 시간의 재발견의 저자 에릭슨과 로버트 풀이 스티브라는 한 청년을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다. 스티브는 처음에는 8개 밖에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에게 지속적인 동기부여와 자극을 가해 2년 동안 실험을 지속한 결과 스티브는 무려 82개까지 기억했다고 한다. 인간에게 고정된 능력 따위는 없다. 기네스북에 오른 사람들이 그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인도의 리자비르는 무리수를 7만개나 외우고, 건장한 남성이 100여개를 하기 어려운 팔굽혀펴기를 21시간동안 4만여 회를 넘게 한 사람도 있다고 하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그러므로 사람이 도저히 넘지 못할 넘사벽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성장과 발전을 위한 “의식적인 연습”을 지속할 때 해당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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