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효경 프로그램 결실
이동고 학생들·만석1리 노인회
‘1·3세대 연극 이벤트’합동공연
이동고 학생들·만석1리 노인회
‘1·3세대 연극 이벤트’합동공연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무대를 통해 세대를 뛰어넘었어요”
포항지역 고등학생과 농촌 마을 어르신들이 합동으로 연극을 무대에 올려 화제다.
포항이동고등학교 학생들(지도교사 김옥주)과 포항시 북구 신광면 만석1리 노인회(회장 김종수)는 지난 16일 11시 경상북도교육청문화원 다목적홀에서 마당놀이 형태의 ‘1·3세대 연극이벤트’를 펼쳤다.
1·3세대의 대화를 통해 교육하고 힐링하는 이 효경프로그램은 포항의 창의놀이문화연구소(대표 정해숙)의 도움으로 만석1리 마을회관에서 놀이와 함께 인문학으로 공감 소통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8~12월까지 5개월간 실시돼 왔다.
이 프로그램의 결실이 2월 문화원 연극 공연 ‘손주들아, 우리는 이렇게 살았단다’으로 이어져서, 노년 세대와 소통이 적은 청소년 세대들이 함께 만들어간 데에 큰 의미가 있다. 포항이동고등학교에서는 예술교육이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에 기여하는 모든 과정을 한 권의 책자 ‘내가 나를 연기한 무대’로 만들어 학년도 말에 유관 단체에 배포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은 노년세대들의 삶의 기억들을 인터뷰를 통해 후세대에게 전하는 사회·문화유산 만들기 프로젝트와 연극놀이 기법을 활용했다.
만석1리 김종수 이장과 공말순 만석보건진료소 소장의 적극적인 협조로 마을회관에 모인 노인 세대들은 첫 만남에서는 증손주뻘 청소년들의 인터뷰를 앞두고 긴장하는 모습이었으나, 만남이 거듭될수록 화목한 가족이 되어 세대 간 대화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우리 아들 손주’를 연호하며 새로운 커뮤니티의 탄생을 알리고 있다.
특히 포항시립연극단 설해순 사무장이 이 프로그램의 연극 지도를 도우면서 어르신들은 전문 연극인의 적극적인 지지에 힘입어 연극으로 자신들의 삶을 돌아볼 수 있게 됐다.
문화 향유에 소외되어온 한 어르신은 “청소년들과 함께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며 ‘참 잘 살아왔다’는 자부심을 느낀다”며 “연극 무대에서의 하루가 생애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밝혔다.
김옥주 이동고 교사는 “아이들이 어르신들과 함께 무대를 하며 효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종수 만석1리 노인회장은 “골골이 패인 어르신들의 주름 위에 오랜만에 웃음이 번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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