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황교안號 보수재건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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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황교안號 보수재건 성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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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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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지난달 27일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오세훈, 김진태 후보를 큰 표 차이로 따돌리고 차기 당 대표에 선출됐다. 입당한 지 43일 만에 당권을 거머쥐었다는 점에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로써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 이후 들어선 김병준 비상대책위 체제에 종지부를 찍고 새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게 된 것이다.
보수당의 맏형 격인 한국당의 새 사령탑이 된 황교안 신임 대표는 대내적으로는 무너진 당의 내부 기강을 바로잡고 대외적으로는 보수재건을 통해 내년 총선에서 소위 국정농단 사태로 궤멸되다시피 한 당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임무를 부여안았다.
새 대표가 보수재건에 성공하기 위해선 우선 전대 과정에서 노정(露呈)된 우경화, 5·18 망언 등 논란을 불식시켜야 한다. 당초 한국당 전당대회는 여당의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보수당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전대 레이스 개막과 함께 김진태, 김순례 후보의 5·18 폄훼와 김준교 청년최고위원의 잇단 막말 논란으로 한 때 여당과의 격차를 한 자릿수까지 좁혔던 지지율은 다시 하향세로 돌아서고 말았다.

이 뿐만 아니다. 대부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층으로 구성된 태극기부대는 강력한 결집력을 바탕으로 전대 합동연설회 현장마다 강성 우파인 일부 후보를 제외하고 다른 후보가 연단에 올라설 때면 욕설과 야유, 고성을 질러대 난장판을 만들었다. 이번 전대를 통해 한국당이 여전히 ‘박근혜 프레임’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한국당이 극단적 우경화로 치달을 가능성마저 염려하는 국민도 적지 않다. 만약 한국당이 박근혜 프레임에 갇혀 국민의 눈높이와 상식에 벗어난 행위를 계속해서 일삼는다면 비록 태극기부대라는 소수의 지지는 얻을지언정 합리적이고 보편타당한 생각을 지닌 개혁 보수층의 지지를 얻는 데도 실패할 것이 분명하다. 총선필패는 보나마나한 일이다.
다음으로 황 신임 대표가 당심(黨心)을 얻어 당의 수장에 오르는 데는 성공했으나 국민여론조사인 민심(民心)에서는 2위인 오세훈 후보에게 크게 밀렸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는 아직 많은 국민들이 황 대표를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과 무관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명백한 증거다. 특히 전대 과정에서 태블릿PC 조작 논란,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상식 이하의 주장은 많은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그의 이러한 입장표명이 민심을 등 돌리게 했음은 물론이다. 이번 전대는 그가 과거의 프레임에서 탈피하지 않는 한 민심을 얻지 못한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한국당 전대는 극단적 우경화, 5·18망언, 막말, 태극기부대 등으로 인해 국민에게 새로운 보수당의 비전을 보여주는 데는 명백히 실패했다. 이대로 간다면 내년 총선은 물론 차기 정권 창출마저 물 건너갈 공산이 짙다. 신임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국민들에게 과거가 아닌 미래의 희망을 보여주느냐 아니냐에 따라 당의 운명이 판가름 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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