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헌정 손끝서 ‘베토벤’ 부활하다
  • 이경관기자
임헌정 손끝서 ‘베토벤’ 부활하다
  • 이경관기자
  • 승인 2019.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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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CPSO 임헌정 취임·제165회 정기연주회 성료
‘베토벤 인 포항’첫 번째 시리즈‘황제’로 포문 열어
부드럽고 날카로운 카리스마로 봄의 화사함 풀어내
임헌정 지휘자 지휘모습.
이강덕(오른쪽) 포항시장이 임헌정 지휘자 취임 및 CPSO 정기연주회 성료를 축하하고 있다.
포항시립교향악단.
포항시립교향악단.

[경북도민일보 = 이경관기자] CPSO(포항시립교향악단·City of Pohang Symphony Orchestra)은 지난 28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임헌정 예술감독 취임 및 제165회 정기연주회’를 가졌다.
 뜨거웠던 이날 현장을 찾아봤다.
 이날 오후 7시 15분 포항문화예술회관은 임헌정 예술감독 취임을 기점으로 다시 태어나는 CPSO(포항시립교향악단)을 축하하기 위해 970여명의 포항시민들이 찾은 모습이었다.
 관객들은 세계를 대표하는 지휘자 임헌정이 이끄는 포항시향과 그가 그려내는 베토벤에 대한 기대감에 상기된 표정이었다.
 특히 음악가를 꿈꾸며 공부를 이어가고 있는 청소년들을 비롯 지역에서 활동하는 많은 음악가들이 찾아 그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
 또 이날 공연에는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 박성희 포항음악협회 지부장 등이 찾아 임헌정 예술감독 취임을 축하했다.
 이날 음악회는 ‘베토벤 인 포항’ 시리즈의 첫 번째로 마련됐다.
 ‘베토벤 인 포항’은 내년 2020년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포항을 음악의 도시로 만들겠다”는 임헌정 예술감독의 야심찬 첫 프로젝트이다.
 임 예술감독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아 클래식 음악의 성서라고도 할 수 있는 베토벤의 음악중 교향곡 9곡과 협주곡 7곡을 내년까지 모두 연주 해 내겠다”는 포부를 밝힌바 있다.
 음악회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로 시작됐다.
 임헌정 지휘자는 그 자체로 카리스마를 풍기며 포항시향과 함께 베토벤의 음악을 포항문예회관에서 다시 피워냈다.
 협연자로 무대에 오른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헤르트는 깊이 있으면서도 탁월한 음악적 표현으로 자신만의 베토벤 황제를 재해석했다.
 임 지휘자의 손 끝에서 되살아난 베토벤의 선율은 봄의 화사함을 노래하기에 제격이었다.
 서양음악사의 모든 협주곡 중에서도 가장 널리 알려진 곡 중 하나인 베토벤의 ‘황제’는 그의 창작력이 가장 활발하던 1809년에 작곡됐다.
 베토벤의 영웅적 시기의 정점을 찍는 작품으로 오케스트라가 제시하는 주제와 함께 피아노 독주로 시작하던 전통적인 교향곡 형식에서 벗어나, 세 번에 걸친 오케스트라의 장엄한 울림 사이에 트릴, 아프페지오 등 화려한 장식을 넣어 마치 분수의 물줄기가 뻗어나가는 듯한 움직임을 형상화한 곡이다.
 피아니스트 아비람 라이헤르트는 섬세하면서도 열정적인 연주로 포항시민들에게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그는 앙코르 곡으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을 연주했다.
 시적이며 환상적인 선율이 특징인 ‘월광’ 중에서도 3악장은 폭풍이 몰아치는 듯한 맹렬한 피날레 악장으로서 오른손의 날카로운 아르페지오와 공격적인 옥타브 스타카토의 연타가 쉼 없이 펼쳐졌다.
 잠시 휴식을 가진 뒤 2부에서는 베토벤 교향곡 5번 ‘운명’을 CPSO의 연주로 만나봤다.
 베토벤 5번 교향곡 ‘운명교향곡’은 3번 영웅, 6번 전원, 9번 합창 교향곡과 더불어 베토벤의 4대 교향곡으로 일컬어 진다.
 베토벤이 36세때인 1806년에 작곡한 작품으로서 강력한 첫 동기가 매우 인상적인 대중적인 작품이다.
 1악장이 절대적인 운명 앞에 고외하는 인간상을 표현하고 있고, 4악장이 투쟁 끝에 운명을 극복하고 승리하는 인간의 희열을 표현하고 있다.
 운명에 맞서서 싸우는 인간 승리를 담고 있는 이 작품은 베토벤의 음악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악마적인 힘’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임헌정이 해석하는 베토벤 ‘운명’은 마치 희노애락을 품은 듯 때론 애절하고, 때론 강렬했으며 때론 따뜻하고, 때론 차갑기도 했다.
 5년간의 예술감독 부재라는 어려움에 놓였던 CPSO는 임헌정의 지휘와 곡 해석, 특유의 따뜻한 리더십으로 새롭게 태어난 모습이었다.
 쉽게 흔들리던 사운드가 단단해졌고, 그 단단함 속에서도 엿보였다.
 임 지휘자는 먹의 농담을 조절하듯 오케스트라의 선율을 조절하며 사운드를 풍성하게 했다.
 분명, 서양음악을 대표하는 베토벤의 곡이었음에도 곡 해석면에서 동양적 색채가 느껴졌다.
 감정의 깊이가 느껴지는 지휘는 임헌정의 지휘와 CPSO의 연주에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이날 음악회를 관람한 박윤지(35) 씨는 “임헌정이라는 세계적인 지휘자와 함께 CPSO로 새롭게 탄생된 포항시향의 앞으로가 기대된다”며 “베토벤의 선율에 깊은 감동을 받고 간다”고 밝혔다.
 임 예술감독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바쁜 일정 가운데서도 공연을 관람한 이강덕 포항시장은 “임헌정 지휘자 취임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며 “CPSO가 시민들을 위한 따뜻한 선율을 선사함과 동시에 포항을 빛내는 세계적 심포니가 되길 바란다.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임헌정 지휘자는 “CPSO가 포항시민과 함께하는 동시에 국내를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CPSO의 앞으로를 함께 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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