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숫자 줄다리기만 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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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숫자 줄다리기만 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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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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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민일보]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당대표 회동 추진이 계속 꼬이고 있다. 꽉 막힌 물꼬를 트기 위해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만난 뒤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1:1 회담을 하자고 제안했지만, 자유한국당이 비교섭단체는 빼고 3당 대표만 하자고 역제안을 하면서 계속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가 한국당의 역제안에 대해 거부하고 나서면서 사실상 문 대통령과 당 대표들 간의 만남은 도돌이표 상태다.
청와대가 3당 대표만 포함하자는 한국당의 역제안을 거부한 이유는 여야정 상설협의체에 속해있는 정당을 포함하자는 입장으로 해석된다. 여야정 협의체에는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5개 정당이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만 원내교섭단체고,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비교섭단체다. 한국당은 비교섭단체인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빼고, 대통령과 회담에 교섭단체 대표만 포함시키자는 입장이다.

원내정당 가운데에는 비교섭단체로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외에도 민중당과 대한애국당이 있다. 물론 민중당과 대한애국당 모두 소속 의원이 1명 뿐인 초미니 원내의석 정당이다. 청와대가 소수정당에게도 대통령과의 회담에 참석기회를 줘야한다는 생각이라면 5당 대표 회담이 아니라 7당 대표 회담을 제안하는 것이 옳다. 그게 아니라면 한국당의 주장을 받아들여 교섭단체 대표들과 회담을 갖고 추경을 비롯한 국정 현안에 대해 협조를 당부해야 한다. 이후 비교섭단체 대표들과도 회담을 갖는 것은 청와대의 자유다. 지금 대한민국이 3당 대표냐, 5당 대표냐를 놓고 입씨름하며 허송세월할만큼 한가하지 않다는 것은 청와대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와대와 여당인 민주당은 추경 처리가 시급하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한가한 줄다리기는 과연 추경 처리가 시급하다고 주장하는 것이 진실한 목소리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국회의 도움이 필요하고, 특히 100석이 넘는 제1야당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면 대통령이 적극 나서 도움을 청하는 게 옳다. 그런 면에서 청와대가 황교안 대표와의 1대1 단독회담도, 3당대표와의 회담도 못하겠다고 거부하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추경안 처리가 늦어져 경제가 무너지고, 나라가 망해도 한국당 대표는 절대 단독으로 띄워줄 수 없다는 얄팍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은 정국이 막힐 때마다 물꼬를 트기 위해 야당 대표와 단독회담을 가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0차례, 김대중 전 대통령은 8차례 야당 대표와 단독회담을 가졌다고 한다. 야당 대표를 띄워줄 수 있다는 얄팍한 정치적 계산만 했다면, 정치 9단으로 불리는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 그렇게 많이 단독회담을 가졌을까. 국정을 이끌어가는 문재인정부 청와대의 전향적인 자세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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