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충돌사고 홍콩선박 국내법 적용
  • 이상호기자
포항서 충돌사고 홍콩선박 국내법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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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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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오염 혐의… 배타적경제수역 연안국 집행권 인정
대법원, 선주·선장·선원에 각각 벌금 3000만원 선고
지난 2017년 경북 포항해양경비안전서와 중앙특수구조단이 2만3000t급 원목 운반선과 충돌한 후 뒤집힌 209주영호 선체 수색작업을 준비하는 모습 (포항해양경비안전서 제공)
지난 2017년 경북 포항해양경비안전서와 중앙특수구조단이 2만3000t급 원목 운반선과 충돌한 후 뒤집힌 209주영호 선체 수색작업을 준비하는 모습 (포항해양경비안전서 제공)

[경북도민일보 = 이상호기자] 앞으로 외국선박이 국내에서 해상오염 등을 일으킬 경우 국내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된다.
 지난 2017년 1월 포항 구룡포 앞바다에서 홍콩 대형 상선 인스피레이션 레이크호(2만3269t·홍콩선적)와 어선 209주영호(74t·구룡포 선적) 충돌사고(본보 1월 11일자 1면 등)와 관련, 기름과 폐기물을 유출시켜 해상을 오염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홍콩 상선 선장, 선원, 선주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해양환경관리법 위반으로 기소된 홍콩 선적 인스피레이션 레이크호 선장 중국인 추모(39)씨, 조타수 우모(25)씨, 2등 항해사 뤄모(38)씨와 해당선적 선주 F사에게 각각 벌금 3000만원씩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대형 상선 레이크호에 타고 있던 3명은 2017년 1월10일 오후 2시 5분께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 해 포항 구룡포 동방 22마일 공해상에서 조업 준비차 표류 중이던 국내 어선 주영호를 들이받아 여기 실린 기름 약 0.9t, 폐기물 총 38.7t을 유출시켜 주변 해상을 오염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F사는 사용인이 불법행위를 한 경우 회사도 함께 처벌하도록 한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에서는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협약(유엔해양법협약) 97조1항에 따라 한국 법원에서 재판이 가능한지 여부가 쟁점용 됐다.
 해당 조항은 공해에서 선박충돌사고가 발생해 선장 등에 형사나 징계 책임이 생기는 경우 그 형사 또는 징계 절차는 그 선박이 속한 나라나 그 관련자 국적국의 사법 또는 행정당국 외에선 제기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이들은 이에 따라 한국에 재판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 2심은 “유엔해양법협약에 의하면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선박으로부터의 오염을 방지, 경감 및 통제하기 위한 연안국의 법령제정 및 벌금부과권한을 포함한 집행권이 인정된다”며 “이에 근거해 한국은 해양환경관리법상 처벌규정을 둬 한국에 재판관할권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들의 과실이 무겁고 이 사고로 야기된 해양오염 정도가 가볍지 않다. 이들이 사고발생 뒤부터 현재까지 해양오염을 방지 또는 완화하려는 조치를 취한 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각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재판관할권과 해양환경관리법 위반죄 성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하급심 판단을 그대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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