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녘 누렇게 익어 가는 벼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풍성해지고, 먹지 않아도 절로 배가 불러온다.
　이맘때만 되면, 들판의 벼를 수확하기 위해 일손이 바빠지는 농민들만큼 이나 경찰관의 일손도 밤낮 없이 바빠진다. 낮에는 도로에서 수확한 벼를 말리려는 농민들과의 한판전쟁, 밤이면 어렵게 수확한 벼를 훔쳐 가려는 도둑들과의 한판전쟁 등으로 바빠진다.
　특히, 도로 위 벼 말리기는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벼 말리기는 그 도를 넘어서서 도로 한차로를 막는 것은 다반사이고, 커브길, 고갯길 등 어디든지 공간만 있으면 장소를 불문하고 벼를 널어 말린다.
물론, 기름 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경비절감을 위해 손쉬운 건조기에서 벼를 말리지 못하며, 대부분의 농민들이 고령으로 무거운 벼가마를 이동할 수 없어 위험한 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집 가까운 구불구불 위험한 도로에서 목숨을 담보로 벼를 말려야하는 농민들의 심정은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도로에서는 어떠한 경우라도 벼를 말리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 도로여건이 겨우 차만 통행할 수 있을 정도로 열악하여 도로에 벼를 말릴 경우, 운전자는 벼를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행하여야하며, 사고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벼 위로 피한다해도 자동차가 눈길을 달리듯 제동력이 급격히 떨어져 사고를 피할 수는 없으며. 그 구간이 커브길, 고갯길이라면 위험은 배가되어 대형사고와 직결된다.
　도로 위 벼를 말리는 행위는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행위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하여야 할 것이다. 
김정동 (상주경찰서 교통관리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