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말 고르기(말의 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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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 고르기(말의 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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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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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길재의 馬 이야기
지난 호에 이어 말의 몸통과 다리의 정상적인 형태에 관해 살펴보고자 한다. 말의 머리는 일반적으로 성격이나 성질을 파악하거나 품종 구별 시에 중점적으로 살펴보게 되는데 머리의 이상적인 크기는 너무 작거나 크지도 않는 몸체의 크기와 균형이 맞아야 한다.

말의 귀는 두꺼운 것보다는 얇고 서로 가까이 있는 것이 좋고, 눈은 넓게 자리 잡고 검은색이며 크고 동그란 것이 좋은 말이다.

등은 돋등마루에서부터 엉덩이까지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등은 짧은 것이 좋으며 돋등마루는 적당한 어깨를 유지하면서 어깨는 두꺼워야 한다. 말이 서 있을 때는 수평이고 움직일 때는 부드럽고 물결치는 듯한 움직임을 가진 등을 가진 말이 좋은 말이다. 어깨 관절은 구와관절(관절을 이루는 한 뼈의 끝은 공과 같이 둥글고 다른 쪽 끝은 그 공에 맞게 끔 둥근 홈으로 되어 있는 관절)이기 때문에 거의 모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상적인 어깨는 약 45o 각도를 가진 말이 좋은 말이다. 일반적으로 수평적인 몸통이 이상적이며 속도를 내는데도 유리하다.

높은 둔정(골반이 천골과 만나는 부위로 엉덩이에서 가장 높은 부위)은 대개 후구가 경사지고 꼬리가 낮다. 둔정에서부터 엉덩이 길이는 길어야 하고 엉덩이의 경사와 엉덩이에서 슬관절부까지의 각도는 충분해야 한다. 균형잡힌 말은 구절에서 가슴 밑선까지의 길이와 가슴 밑선에서 등선마루(기갑)위까지의 길이가 비슷한, 즉 이상적인 말은 어깨에서부터 엉덩이 끝까지의 길이와 등선마루의 높이와 비슷한 정방형이 좋은 말이다.

말의 앞다리는 전면(앞)에서 보았을 때 발굽과 무릎을 지나는 가상 수직선을 그었을 때 일직선상이 되는 지세가 좋은 말이다. 즉 양 발굽이 딪고 있는 간격은 가슴으로부터 나오는 앞가슴 사이의 거리와 같은 정도로 벌어져 있어야 한다.

뒷다리의 경우도 후면(뒷)에서 보았을 때 양쪽 궁둥이 끝을 기점으로 내려 그은 가상 수직선이 각각의 다리를 정확히 양분하는 지세가 좋다. 옆에서 볼때는 궁둥이 끝에서부터 내려 그은 가상 수직선이 비절의 끝과 중족골 후면을 나란히 스치며 지면과 직각을 이루고 있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비절의 각도이다.

말의 앞무릎(앞발목관절)은 어느 각도에서 보거나 말의 체구에 비해 적당한 크기로서 균형이 잡히고 잘 발달되어 있어야 한다. 앞면은 정면을 똑바로 향하면서 평평하게 생겨야 하고 옆에서 보면 앞뒤가 넓어야 좋다. 무릎이 잘못 생기면 다리 전체에 체중을 골고루 분산할 수 없어 일부의 뼈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발굽의 모양과 구조는 말 전체의 건강의 지표가 될 정도로 중요하다. 좋은 발굽의 조건은 먼저 발끝과 지면과의 각도(발목과 발굽의 각도)가 45o~55o 정도가 되는 발굽이 이상적이라 할 수 있다. 즉 앞다리 발굽의 각도는 45o~50o, 뒷다리 발굽의 각도는 50o~55o 정도로 앞다리보다 더욱 경사져 있어야 이상적인데 비절(뒷발목관절)은 완충작용을 보완해 주고 체중을 지탱하면서 굴신하는 주요한 구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발목과 발굽의 각도는 똑바로 일직선이 되어야 한다. 발목 경사가 아주 완만하면 지면에서 뼈에 오는 충격은 줄여주지만, 힘줄(건), 인대, 종자골 등에 휠씬 더 많은 힘이 가해져 힘줄(건)과 인대에 손상을 가져오기 쉽다. 반면에 발목이 극히 수직인 지세는 힘줄(건)과 인대의 긴장을 줄여줄 수는 있으나 뼈에 충격이 많아(충격 흡수 기능이 떨어짐)서 환골류나 주상 관절염 등이 발생되기 쉽다. “발굽이 없으면 말도 없다”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로 발굽은 매우 중요하다. 평발을 가진 사람은 체중이 발바닥 전체에 실리기 때문에 피로가 빨리 오는 것처럼 말의 제저(발바닥)는 오목하게 생겨서 충격이 발 내부에 직접 와닿는 것을 방지고 제벽(발굽벽)에 대부분의 체중이 골고루 실리도록 된 것이 좋은발굽이다. 말 사육자는 운동전·후에 발굽의 상태를 항상 점검해야 한다. 특히 제벽(발굽벽)이 건조하면 갈라지는 병(열제)을 예방하고 체중을 받으면 발굽이 확장할 수 있게 충분한 수분을 함유할 수 있도록 제유를 발라주어야 한다. 외형적으로 앞다리의 발굽은 발끝이 동그랗고 뒤꿈치가 넓은 원형이 좋고 뒷다리의 발굽은 약간 좁고 발끝이 더 뽀족한 계란형이 이상적인 발의 형태이다. 이런 형태의 발굽은 앞다리가 대부분의 충격을 완하시킬 동안 뒷다리는 추진을 위해 힘을 내는 원천이 된다.

말의 형태학은 말의 장래성을 판단하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말의 외모 심사에는 풍부한 이론적 지식과 다양한 겸험을 바탕으로 마체를 구성하는 골격, 인대, 근육 등의 내부 구성 요소와 외부적인 형태의 대칭과 균형을 중점적으로 본다. 정지상태에서의 외모검사와 보행상태에서의 검사를 통해 다리의 움직임을 살펴보아야 한다. 말 코디네이터는 말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나 판매하고자 하는 사람들로부터 의뢰받은 말의 신체검사를 담당하는 자를 말한다. 말의 건강 상태, 형태학적 특징 및 더 나아가 유전적인 특성(혈통)까지도 고려하여 현재 가치와 미래 가치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구매자나 판매자에게 적절한 조언을 해주어 매매가 이루어지도록 중간 조언자 역할을 한다. 즉 머리부터 발굽까지의 모양과 지세를 관찰한 결과와 전문가(수의사, 장제사, 조련사, 관리사 등)의 의견을 종합하여 고객에게 말이란 상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들어 말의 매매로 인한 부작용이 많이 줄어들기는 하였으나 구매자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말의 형태학에 관한 충분한 지식을 구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조길재 경북대학교 말(馬)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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