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통해 배우는 ‘평화와 공생’
  • 이경관기자
뮤지컬 통해 배우는 ‘평화와 공생’
  • 이경관기자
  • 승인 2019.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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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관 기자의 공연산책] 국악가족뮤지컬 ‘강치전’
포항문화재단 ‘강치전’ 2000여명 관객 찾아 공연 즐겨
‘강치전’ 공연 모습.
‘강치전’ 공연 모습.

하늘과 바다, 산과 강 그리고 땅은 있는 그대로 가치 있고, 의미가 있다. 넓은 마음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던 자연은 이제 더 이상 내어줄 것이 없는 듯, 아파하고 있다. 최근 우리가 무심코 쓰고 버린 플라스틱으로 고통받는 바다거북이의 이야기로 시작된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등 환경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인간의 욕심으로 멸종된 독도의 바다사자 ‘강치’에 대한 가족국악뮤지컬이 공연돼 화제를 모았다.

(재)포항문화재단이 지난 24~26일까지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개최한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이 그것. 이번 사업은 재단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방방곡곡문화공감-문예회관 레퍼토리 제작개발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추진하게 됐다.

총 5회 공연된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에는 2000여명의 관객들이 찾아 공연을 즐겼다. 지난 25일 오후 7시30분 진행된 공연 현장을 직접 찾았다.

이날 공연이 진행되기 30분 전, 지역 대표 콘텐츠로서의 기대를 모으고 있는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이 펼쳐지는 포항시청 대잠홀은 뮤지컬을 보기 위해 찾은 많은 관람객이 찾은 모습이었다. 특히 가족뮤지컬 답게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많았다.

대잠홀 곳곳은 공연 관람을 기념해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돼 있었다. 또한 공연 소개를 담은 팜플릿은 개성있는 일러스트로 구성돼 눈길을 끌었으며 강치를 직접 색칠해 볼 수 있는 색칠공부 또한 들어가 있어 어린아이와 함께 찾은 부모 관객들에게 호평을 얻었다.

7시30분 공연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공연장 지킴이 ‘하우스어셔’들이 무대로 올라 아이들 시선에 맞춘 공연 관람 예절 등을 안내해 눈길을 끌었다.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소리꾼 곽미정이 극의 전반을 이끄어주는 ‘바다’로 분해 무대로 올라 우리의 강치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바다’는 아주 멀지도 아주 가깝지도 않던 어느 날 동해바다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어 동해바다 강치들의 대왕 ‘태양’(정동렬)과 그의 아내 ‘달님’(김도연), 그들의 아들인 ‘동해’(이은서)가 무대에 올라 본격적인 공연을 시작했다. 이들 강치 가족은 평화로운 동해바다를 터전으로 수만마리의 다른 강치들과 함께하며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강치들의 대왕인 ‘태양’은 아들 ‘동해’가 다른 강치들을 괴롭히자, 함께 도와 생존하는 ‘공존의 정신’을 알려주며 ‘공생’만이 평화로운 바다를 지켜갈 수 있음을 이야기했다.

어느날, 돈벌이에 눈이 먼 ‘검은 그림자’ 무리들이 나타나 ‘동해’를 잡으려 하고, 그런 동해를 지키고자한 태양과 달님은 죽고 만다. 부모를 잃고 검은 그림자에게 잡힌 동해는 의협심 있으며 자존감이 강한 강치 ‘미키’(김채은)의 도움으로 탈출에 성공한다. 이들은 탈출길에 만난 귀신고래 ‘신이’(성홍석)와 함께 바다를 떠돈다. 이들은 바다를 떠돌다 ‘바다거북 할미’(김도연)과 ‘멸치스웨그’(정동렬)을 만나고 동해는 바다거북 할미의 말에 따라 동쪽바다로 돌아갈 것을 다짐하며 친구들과 함께 다시 동쪽바다로 돌아간다.

다시 돌아온 동해바다는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고, 그렇게 바다는 다시 동해와 미키, 신이와 멸치스웨그를 품어준다.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은 국악과 가족뮤지컬 그리고 지역콘텐츠, 지역예술가가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깊은 작품이었다.

특히 김소정 연출의 섬세한 연출을 통해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스토리를 다양한 볼거리로 구성했으며, 캐릭터에 맞는 분장과 특유의 대사로 극에 재미를 불어넣었다.

출연 배우의 연기와 연주자들의 연주 또한 압권이었다. 주인공 소년강치 ‘동해’를 맡은 이은서 양과 소녀강치를 맡은 ‘김채은’, 태양과 멸치스웨그를 맡은 ‘정동렬’ 군의 연기는 청소년들의 연기라 할 수 없을 만큼 캐릭터에 녹아든 모습이었다. 여기에 국악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김도연의 배우로의 변신도 볼거리였으며 연극인 성홍석의 연기도 돋보였다. 소리꾼 곽미정의 소리는 모든 것을 품어주는 ‘바다’의 소리처럼 깊고 풍성했으며 검은그림자로 분한 권도균과 하동호 연주자는 연주와 함께 연기도 펼쳐 극의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적재적소에 맞는 국악 연주와 극의 흐름을 이어주는 다양한 국악노래의 연주도 극을 풍성하게 했다.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은 일본과의 대립구조를 과감하게 탈피하고 기억의 재생, 평화 그리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생이라는 주제를 담아낸 작품으로 지역 콘텐츠로서의 무궁무진할 발전가능성을 보였다.

다만, 스토리의 빈약함과 교육적 주제와 가족극의 한계 등이 추후 해결 과제로 남았다.

이날 아이와 함께 공연을 관람한 관객 김성룡(34) 씨는 “다양한 볼거가 있어 좋았다. 독도와 강치에 대한 스토리로 지역 예술가들이 참여한 공연이라고 하니 더욱 의미가 있었다”며 “그러나 아이의 시선에서는 조금 어려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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