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발생 2년여 만에 결실
시민·市·정치권 한목소리와
‘촉발지진’ 결론이 큰 역할
지진 특별법 국내 첫 사례
이강덕 포항시장 “시민께 감사
안전도시 건설로 역사 만들 것”
시민·市·정치권 한목소리와
‘촉발지진’ 결론이 큰 역할
지진 특별법 국내 첫 사례
이강덕 포항시장 “시민께 감사
안전도시 건설로 역사 만들 것”
‘포항지진특별법’이 지난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사실상 법 제정이 확정됐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을 흔들었던 지진이 발생한지 2년 1개월 만이다.
이날 포항시 북구 북쪽 8㎞ 지점에서 발생한 규모 5.4 강진으로 주택을 비롯해 각종 건물이 무너지고 인명 피해와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국내 지진 기록상 최대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진특별법의 국회 통과는 산 넘어 산일 정도로 힘든 과정을 거쳤다.
특별법 통과까지 포항시를 비롯해 51만 시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포항11·15촉발지진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 등의 노력이 상당했다.
한국당에서 지진특별법을 대표 발의한 김정재 국회의원(포항 북)과 박명재 의원(포항 남·울릉), 정부 및 여당 인사들과 가교 역할을 한 허대만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과 오중기 포항 북구지역 위원장 등 여야 정치권도 큰 힘을 보탰다.
특히 특별법 통과에 국내외(국내 11명·해외 5명) 지진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부조사연구단의 조사 결론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부조사연구단은 지열발전소와 지진 피해가 심한 흥해를 중심으로 1년간 정밀조사를 진행한 가운데 지난 3월 20일 “포항지진은 지난 2010년부터 추진된 정부의 국책사업인 지열발전소 실증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물 주입으로 인해 발생한 인재”다고 발표했다.
포항지진이 자연 발생적이 아닌 지열발전에 의한 ‘촉발지진’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는 포항이 지진 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난 것이며, 무엇보다 지열발전이 국책사업인 만큼 정부 및 국회에 지진특별법 제정을 요구할 수 있는 최대의 ‘명분’을 갖게 됐다.
송경창 포항시 부시장은 28일 “촉발지진 발표 9개월 만에 지진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는 상당히 빠른 편이다”면서 “정부가 재난에 대해 책임(과실)을 인정한 것은 세월호 참사 이후 포항지진이다. 특히 포항이 지진으로 특별법 제정이라는 첫 사례가 됐다”고 했다.
송 부시장은 “정부나 국회에서 지진 재난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것이 쉽지 않는데 무엇보다 정부조사연구단의 ‘촉발지진’ 결론이 큰 역할을 했다. 이 결론으로 정부나 국회가 책임을 회피할 수 없는 입장에 놓이게 됐다”며 “당연한 것이지만 지진특별법 통과는 포항으로서 천만다행이다”고 했다.
촉발지진 발표 이후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포항시민들은 3월 22일부터 지진특별법 제정을 위한 청와대 특별법 제정 국민청원을 전개해 20만 명을 돌파했으며, 4월 1일 김정재 의원이 한국당 대표로 특별법을 발의했다.
2일에는 지진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대규모 범시민 결의대회가 포항에서 개최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부산 해운대구 갑) 의원과 민주당 홍의락(대구 북구 을) 의원이 각각 5월 10일과 7월 23일 특별법안을 내놓았다.
이후 각종 토론회와 공청회를 비롯해 지진 포럼 및 심포지엄, 국회 방문과 상경 집회를 갖는 등 특별법 제정에 한 목소리를 냈다.
이강덕 포항시장 등 공무원들은 국회, 청와대, 관계 부처를 연이어 방문해 관계자들에게 지진특별법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올해 내 국회 통과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 시장은 “안전에 대해 국가는 무한책임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해 왔다.
이 같은 노력으로 특별법이 11월 21일 국회 산자위 법안소위 통과에 이어 27일 법사위까지 통과됐으나 패스트트랙 등에 대한 여야의 대립으로 한달 가까이 동면에 들어갔던 포항지진특별법이 마침내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진 발생 2년 1개월만에 포항시민의 염원이 이뤄진 것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진특별법 통과에 대해 “지난 2년간 지진 피해의 고통을 참아내며 함께 노력해 주신 피해 주민과 시민들께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드린다”면서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건설을 통해 포항시민과 국민과 함께 극복한 역사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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