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 발전소 공극(孔隙)은 언제 막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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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 발전소 공극(孔隙)은 언제 막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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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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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 발전소 방사능 유출 대비
‘공극’ 문제 다룰 민관 협의체 향후 일정 불투명

지난 국감에서 수백 개에 달하는 한빛 3·4호기 원자력발전소에 공극(孔隙·빈틈)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져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한빛 3·4호기 원전은 1996년 완공 직후 격납건물 콘크리트벽에 구멍이 발생하고 내부 철판(CLP) 부식이 다량 발견돼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됐다. 2017년 11월 출범한 민관합동조사단이 발견한 공극 수만 245개다. 이 가운데 157cm 크기의 공극도 발견됐다.

공극은 핵발전소의 방사능 유출을 막기 위해 핵 발전기 주변을 콘크리트로 둘러싸는데 이 부분이 과거 건설 당시 부실하게 시공되어 틈이 벌어진 것이다. 작게는 수 ㎝에서 크게는 수 m에 이르기까지 틈이 나있고 그 숫자도 250개가 넘는다고 하니 방사능 유출 방지를 위해 콘크리트로 똘똘 막았다는 설명이 무색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감명 깊게 보았다는 영화 ‘판도라’에 이어 최근에는 월성원전의 인근 주민들에 대한 방사능 유출로 갑상선암이 크게 늘었다는 의혹을 다룬 다큐 영화까지 나오고 있어 원전관리에 대해 대통령부터 일반 국민들에 이르기까지 의심은 더욱 커지고 있는 셈이다.

한빛 영광발전소의 경우에도 주변 10km 이내에 마을이 자리 잡고있어, 만약에 월성원전처럼 방사능이 알게 모르게 유출되고 있었다면, 큰 피해를 미칠 수 있어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업체의 말과 감시당국의 말만 믿고 오랜 기간 가습기세정제를 써오다가 결국 수백 명의 영유아와 산모가 목숨을 잃은 사건처럼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업체와 정부기관의 말만 믿고 있기에는 불안한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수백 개에 달하는 콘크리트 격벽의 공극이 있었는지도 오랫동안 몰랐다고 하니 이러한 의심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이 지역 민주당의 이개호 의원도 공극에 대해 “위험천만한 방사능 외부누출을 겨우 10cm 두께로 막아왔다” “일반건물에 있어서도 안 될 결함으로 지역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더 큰 문제는 이에 대한 수습책이 투명하지 않다는 현지 시민단체들의 지적이다.

문제가 커지고 한참 뒤인 이번 달이 되서야 국회차원에서 조사 협의체가 만들어져 조사를 한다고 하지만 이 또한 책임이 있는 건설업체와 한수원이 주도하는 모양새여서 시민단체들은 제3자 전문가가 주도해야 한다고 항의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5일 국회 노웅래 과방위원장 주도로 처음 소집된 원전 공극 조사협의체 활동조차 첫 회의 이후 다음 회의 일자도 잡히지 않은 상태다.

내년 총선이 예정되어 있는 만큼 해당 상임위원장이 의지를 지속적으로 갖고 추진하는 것은 고사하고, 본인의 지역구와 공천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정치 현실을 감안한다면 시민단체의 비난처럼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로 사고를 일으킨 한수원과 건설사의 선의에 기대, 공극이 잘 메워지고, 앞으로는 재발되지 않기를 기대하는 꼴이다.

최근 정부의 원전 폐기 정책에 반대로 효율성 등으로 효용성이 재부각되고 있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안전하게 관리된다 해도 과거 러시아와 최근 일본의 사례처럼 기술강국이나 선진국 가릴 것 없이 사고는 반드시 발생한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큰 안전사고뿐만 아니라 평소 지역민의 건강에서부터 전국적인 유제품 먹거리와도 직결된 문제인 만큼 적어도 내년 총선 때까지는 지속적인 조사협의체 활동 감시와 안전책 보장에 국민이 스스로 나설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정호성 4차산업문화연구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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