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랫바람에 잔디를 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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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랫바람에 잔디를 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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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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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잔디 탓만 하고 앉아있을 순 없다.’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두 경기 연속 답답한 무승부로 축구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박성화호(號)가 매끄러운 사계절 잔디에서 중동의 복병 바레인을 넘어 베이징으로 가는 여정에 마침표를 찍을 태세다.
박성화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은 그동안 잔디 탓에 고민이 많았다. 변명 아닌 변명을 내뱉았다가 한 바탕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지난달 17일 시리아 원정에서 0-0으로 비긴 뒤 “열악한 그라운드 조건 때문인지 패스 연결이 살아나지 못했다. 멀리 차놓고 공을 따내는 경기 운영이 필요했는데…”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후 팬들은 `한국 축구가 언제까지 중동 잔디 탓만 하고 있어야 하느냐’며 비난을 퍼부었다.
고심한 박 감독은 지난 17일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앞두고 혼자서 미리 타슈켄트로 날아가 잔디상태를 점검했다.
돌아와서는 “그라운드가 시리아보다 낫다. 잔디가 듬성듬성하지만 바닥은 고르다. 패스 게임을 해볼만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적응이 필요하다며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훈련할 땐 센터 내 천연잔디 중 가장 상태가 좋지 못한 충무구장을 택해 태극전사들을 울퉁불퉁한 잔디밭에서 뛰게 했다.
그럼에도 `잔디 악몽’은 반복됐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올림픽호는 제대로 된 패스 워크를 보여주지 못했다. 경기가 영 풀리지 않자 최장신(192㎝) 김근환(경희대)을 투입해 고공전을 폈지만 그것마저 여의치 않았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불안해 할까봐 (그라운드가) 좋다고 했는데 사실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털어놓았다.
미드필더 기성용(FC서울)도 “잔디 상태가 나빠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 다 `지나간 얘기’가 됐다.

박성화호가 21일 오후 8시 최종예선 마지막 6차전 바레인과 홈 경기를 치를 안산 와-스타디움은 최신식 구장이고 최고급 양잔디가 깔려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치른 이후 국내 경기장 중 신축 그라운드에는 예외없이 양잔디가 깔렸다. 사시사철 푸른 빛을 잃지 않고 표면과 밀도 역시 매우 고르다.
박 감독은 `비겨도 본선행’에 성공하는 바레인과 최종전에서 올림픽호의 절대 강점인 정교한 패스워크를 펼쳐보일 생각이다.
포백(4-back) 라인부터 더블 수비형 미드필더를 거쳐 플레이메이커와 좌우 날개,투톱(2-top)에 전달되는 매끄러운 패스로 바레인의 허술한 뒷문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박성화호의 경기력이 양잔디에서 분명히 나아지겠지만 상대 팀에도 유리할 수 있단 점에서 그라운드 조건은 `두 날의 칼’과 같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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