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확인서 발급에 업무 마비 `씁쓸’
3일 포항중학교 김 모(34)교사는 포항시 체육회 사무국을 방문해 학생들의 봉사활동 확인서 발급을 요구했다.
포항해변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던 교내 다수의 학생들을 대신해 김 교사가 대신 확인서를 발급 받으러 온 것.
수십분 후 4명의 고교생도 찾아와 이같은 봉사활동 확인서를 받아 챙긴 후 총총 사라졌다.
체육회 사무국 직원에 따르면 최근 봉사활동 확인서를 발급받기 위한 교직원 및 학생들의 방문이 연일 쇄도하고 있다는 것.
한 여직원은 “오전에도 2명의 교직원과 학생 대여섯명이 찾아왔었다” 면서 “확인서 발급 때문에 다른 업무에 전념할 수 없을 지경이다”며 고충을 호소했다.
이같은 이유는 포항시 체육회가 지난달 4일 열렸던 포항해변마라톤대회에 지역 학생들의 대회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봉사활동 4시간을 주기로 한 것이 `화근’.
이에 지역 중·고등학생들은 내신점수에 포함되는 봉사점수를 따내기 위해 `벌떼’처럼 달려 들었다.
대회 총 8900여명 참가자 가운데 3300여명이 중·고생.
이들은 작게는 5km와 10km, 하프 각 종목에 참가 후 뒷정리 작업까지 마쳤다.
김 모 학생은 “사실 봉사활동시간을 채우려면 관공서나 보호시설단체 만으로 부족하다” 며 “해변마라톤으로 봉사시간을 채우게 돼 다행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체육회 관계자는 “교육적 차원에서 봉사점수제도는 되려 참된 봉사정신을 실종케 한다”라며 “체육행사에 까지 봉사점수를 미끼로 학생들을 동원시키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정엽기자 bit@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