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결국 김치 팬이 되고말았다. 김치가 발효 식품인 것도 알고, 140가지 성분을 아우른다는 사실도 알았고 보면 그의 관찰은 꽤나 치밀했던 듯 싶다. 김치의 영양가치를 소개한 글들을 살펴보면 김치야말로 `종합 영양제’이고 `영양의 보고’임을 새삼 절감하게 된다. 하기야 뉴욕 타임스까지 극찬을 아끼지 않은 건강 식품이니 국제 공인을 받은 웰빙식품이 아닌가.
엊그제 시내버스 속에서 김치 이야기를 우연히 들었다. 뒷자리에 앉은 여인네들이 소근거리는 소리가 내 귀에 들린 탓이다. “중국 김치가 맛있어” “아닐거야. 이것저것 마구 집어넣었겠지.” 맛있다고 여인이 말한 `맛’이 무엇이고, 나중 여인이 말한 `이것저것’이 무엇인지는 나름대로 짐작이 간다. TV를 통해 듣고 본 것이 있으니까.
때마침 본보에 `비양심’으로 버무린 가짜 국산김치가 판친다는 기사가 실렸다. 국립 농산물품질관리원의 단속 결과를 보면 가짜 국산김치의 백태(百態)를 미뤄 알만하다. 무·배추는 말할 것도 없고 온갖 양념 재료 속이기에 나선 업체가 168개나 된다니 `비양심으로 버무린 가짜’란 표현 그대로다.
때가 때인지라 여러 신문들이 김치 기사를 서로 다른 각도에서 다루고 있다. 김치 택배물량이 급증했다니 세태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우주 김치’도 개발했다니 187가지나 되는 김치 종류가 하나 더 늘어났다. 그런데도 김치 종주국의 위상이 아무래도 예전만 못한 듯 싶은 것은 무엇 때문일까.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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