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공업도시에도 시와 문학이 흐른다
  • 김형식기자
삭막한 공업도시에도 시와 문학이 흐른다
  • 김형식기자
  • 승인 2020.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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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지역 문인·독자들 가을맞이 문학행사 진행
화상회의 앱 이용, 비대면 북콘서트·시낭송 시간
코로나 극복 줌(ZOOM) 이용 이색 출판기념 북콘서트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대/9월이 오면/9월의 강가에 나가/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삭막한 공업도시에 시가 흐르고 문학이 살아 숨 쉬는 소리가 들렸다. 구미시 사곡동에 사는 이복희(55) 씨가 안도현 시인의 ‘9월이 오면’을 낭송했다.

지난 2일 저녁 구미시 형곡동 금오산 뒷길 커피베이에 지역 문인과 독자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회색빛 공단도시의 이미지가 짙은 구미에서 32년째 문학의 텃밭을 일궈 온 수요문학회 회원들이 북콘서트와 시낭송으로 신명나는 문학판을 펼쳤다.

이날 커피베이에서는 저녁 7시부터 2시간 동안 김연화, 김대호, 권미강 등 첫 시집은 낸 세 사람의 수요문학회 소속 시인을 초청해 출판기념 행사 및 북토크와 시낭송 행사를 가졌다.

산업도시이자 인문학의 고장, 구미의 위상을 널리 알리고자 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과 함께 하는 ‘수요문학회’와 ‘30년전 시인다방’이 주관하는 가을맞이 문학행사로 마련된 것이다.

패널토론, 시 낭송회, 입문학 특강, 춤 치유 등 다채로운 문학콘서트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코로나19 예방·확산 방지를 위해 참석자를 선착순 20명 이내로 한정했다.

행사 진행 방법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프라인 참석 인원을 최소화하고, 줌(ZOOM) 화상회의 앱을 활용해 각자 집이나 사무실에서 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화상으로 누구나 참여해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이날의 줌 화상 시낭송회는 비대면 교육의 장점을 활용한 시도로 코로나 비상사태와 뉴-노멀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형식의 문학행사로 주목받았다.

시낭송은 이복희, 석주윤, 이정희, 김명화, 김범용, 천병석 등이 참여했다. 시낭송이 화상으로 진행되자 호주 맬버른에 거주하는 류시경 시인이 줌 앱에 접속해 시낭송에 참여하기도 했다. 류 시인은 ‘문학사랑’ 신인상으로 등단하고 ‘제2회 천상병문학제’ 해외문인상을 수상하는 한편, 세 권의 시집을 낸 중견시인이다. 류시인은 이날 자작시 ‘낙엽 지는 길’ 낭송영상을 들려주고 참여소감을 발표했다.

장옥관 심강우 류경무 시인과 초대 시인들은 패널토론에 참여해 첫 시집에 대한 비평과 시사점을 정리했다. 장옥관 시인과 김대호 시인은 줌 화상으로 토론에 참여했다.

김연화 시인의 첫 시집 ‘초록나비’(천년의 시작)는 “자연 소재를 차용해 인간 삶의 지혜를 구한 시들이 많고, 어린 시절에 대한 애틋한 기억과 낭만적 사랑에 대한 그리움 등이 시적 서사에 잘 녹아 있다”고 평가 받았다.

김대호 시인의 첫 시집 ‘우리에겐 아직 설명이 필요하지(걷는사람)’에 대해서는 “삶의 우울이나 비애를 이채로운 활력으로 전환해내는 일관된 상상력과 언어를 보여주며, 삶을 바라보는 부지런한 몽상의 운동과 궁극적 긍정의 마음이 드러나 보인다”고 평가했다.

권미강 시인의 첫 시집 ‘소리다방’(노마드)은 스마트폰으로 시 옆에 QR코드를 찍으면 시인이 직접 낭송한 시를 들을 수 있게끔 편집돼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을 수 있는 시집이다. “소리를 소재로 한 시들은 소리의 기억들을 추적하고 청각이 불러내는 감성을 소환해 과거의 경험과 현실을 구체적 감각으로 재배치한다”는 평을 들었다.

김연화 시인은 2000년 동서문학상(시 부문)을 수상했고 2013년 ‘시와 사람’으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숲 해설가, 환경운동연합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김대호 시인은 2010년 수주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2년 ‘시산맥’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2019년 제10회 천강문학상 시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추풍령 아래 조그만 커피집 ‘시남’을 운영하며 살고 있다. 권미강 시인은 2011년 ‘시와 에세이’ 신인상을 받았고, 경북 칠곡군, 구미시,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대전문화재단 등에서 근무하였고, 현재 경기 여주시에서 일하고 있다.

특히 이날의 시낭송회에서는 감염된 바이러스를 퇴치하거나 코로나 예방 효과가 있다는 진동 주파수를 접목한 치유 음악을 배경으로 한 이색 시낭송 순서를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또 오승건 시인의 재미난 입담을 듣는 입문학 특강에 이어 코로나 블루 스트레스 해소와 우울, 불안, 위축된 심리 회복에 도움을 주는 치유 무용을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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