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환경운동연합은 지난 6일 포항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네이처이앤티와 에코시스템의 과도하고 기형적인 폐기물매립장 증설을 반대한다”고 규탄했다. 환경연합 등에 따르면 네이처이앤티는 대송면에 폐기물매립장을 운영하며 지금껏 산업폐기물 492만㎥ 규모를 매립해 왔다.
지난 2016년 기존 매립장이 안전진단 결과 재난안전시설 위험등급인 D등급 판정을 받으면서, 기존 시설물의 안정화를 위해 인근 옥명공원 지하에 폐기물을 이송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환경연합 측의 주장에 따르면 현재 쌓여 있는 폐기물을 옥명공원 지하에 옮긴 뒤 기존 매립장을 재활용해 다시 신규 폐기물을 받게 되면 사실상 매립장을 하나 더 허가해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에코시스템도 기존 매립용량 319만여㎥에서 상부에 제방을 3단 더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47만여㎥를 증설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곳은 지하에, 한 곳은 3단으로 기존 제방을 높이고 있으니 기형적인 증설이라 주장할 만하다.
하지만 한계에 도달해 있는 지역 산업폐기물은 그럼 당장 어디에서 처리해야 하나. 환경단체는 반대논리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그 대안을 찾아주는 일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포항지역 산업폐기물 처리는 이제 한계상황에 와 있다. 일부 기업은 지역에서 소화하지 못하고 타 지역을 찾아 헤매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폐촉법) 개정으로 앞으로는 지역 간 산폐물 이동을 금지 할 뿐만 아니라 처리업체의 매립단가 인상도 2~3배까지 급등이 불가피하다.
폐기물을 둘러싼 이 같은 상황변화가 기존 업체의 기형적인 증설을 부추기고 있으나 당장 매립할 곳이 없어 추가 매립장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포항시는 물론 환경단체도 이같은 제도와 여건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 폐촉법의 개정 취지에서 보듯, 무조건 반대하는 것 보다는 전반적인 추세인 지하화를 용인하고 대신 인근 주민들과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이익환수 방안을 찾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외지로 반출이 불가능해진 상황과 새로운 폐기물처리장 건설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을 감안, 지하화와 제방높이 증축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퇴로를 열어주고 쫒는 현명함이 필요하다. 포항시와 환경단체,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중지를 모아야 할 때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