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론(四維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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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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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제자백가(弟子百家)의 한 사람이며 법을 중시하고 경제의 중요성을 역설한 관자(管子)의 『목민론(牧民論)』에 유명한 사유설이 있다.

“국유사유왈 예의염치(國侑四維曰 禮儀廉恥)”라 하여 나라를 지탱함에는 네 가지의 수칙이 있음을 말하고 있다. 유(維)라는 것은 벼리 즉 그물의 네 귀퉁이를 잡아 꿰는 큰 밧줄이란 뜻으로 이를 나라에 비유하였다. 나라는 네 개의 큰 밧줄에 의지해서 유지된다는 것으로 네 개의 밧줄 중에서 하나의 밧줄이 끊어지면 나라는 안정을 잃고, 두 개의 밧줄이 끊어지면 나라는 위태롭고, 세 개의 밧줄이 끊어지면 나라는 엎어지고, 네 개의 밧줄이 끊어지면 나라는 멸망하고 만다는 것이다.

중국의 사학자 풍우란(馮友蘭)은 『중국철학사』에서 “사유부장(四維不張))이면 국내멸망(國乃滅亡)이니라”하면서 예(禮)로서 절도에 넘치지 않아야 하며, 의(義)로서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아야 하며, 염(廉)으로서 자기 잘 못을 숨기지 않은 일이며, 치(恥)로서 악행을 따르지 않아야 함을 강조하면서 곧 국가의 흥망과 직결됨을 말하고 있다.

위의 역사서에서 볼 때 우리의 국가는 국방, 경제, 외교, 정치면에서 네 개의 밧줄은 매우 위험수위에 달하고, ‘예의염치’는 인간이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 덕이며 질서이고, 올바른 사회를 이루는 근본이 되는 기강이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인 특히 여당이나 공직자에게는 찾아보기 어렵다.

정치인은 물론 그 가족에 이르기 까지 부정을 정당화하려는 권모술수는 물론 명분을 해치는 가장 비열한 방법으로 일부러 잘못된 주장으로 명분을 옹호하고 있다. 강한 거짓의 신념이야 말로 흉측한 거짓보다 더 위험한 적(敵)임을 알아야 한다. 즉 진실(사실)은 없고 해석만 난무하고 있다.

어느 코미디 영화에서 조폭 두목의 사무실에 “人人人人人”이란 액자의 해석이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냐”라고 해석된 것을 보고, 요즈음 정치 특히 여당의 사무실 액자에 “政政政政政” 즉 ‘정치가 정치다워야 정치이지 정치라고 다 정치이냐’라는 액자를 걸었으면 한다.

1863년 11월 19일. 링컨의 케티즈버그의 연설, 즉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를 이루기 위한 요약되고, 짧기는 하나 민주적 신념의 ‘생명’의 하나가 되었고, 약 160년이 지난 지금도 명연설로 세계인의 가슴에 남아 있음은 문장이 화려해서가 아니라 실현하기 어려운 내용을 이루어 냈기 때문이며 이 나라에서도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연설은 온 국민에게 새로운 감동과 희망을 주었으나 하나의 항목 이외는 모두 공수표였기 때문에 국민의 실망은 물론 국제간의 웃음거리가 되었다. 차라리 발표하지 않았으면 한다.

니-체는 ‘자신의 의견에 대한 자신의 논리도 기억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의견을 기억하기란 아주 어렵다’고 했다. 대통령은 취임 연설을 미사어구(美辭語句)로 남이 써준 글을 그냥 읽으신 모양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지도자는 자기가 한 약속을 지킬만한 기억력과 집행력 그리고 자질을 지녀야 한다.

공직자 임명에 있어서도 5개 항목을 제시해서 이에 해당자는 결코 임명하지 않겠다는 국민과의 공약도 헌신짝처럼 버렸고, 임명된 자도 전문적인 지식과 능력도 없어 국내에서나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되어도 바꿀 생각도 없이 전 정권이나 국제적인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임명자의 능력 부족이나 결단력 부족이나 국민을 우롱하는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정치에서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 하였다. 모든 지위에는 역할이 따른다. 전문적 지식과 능력이 없이 착오가 생기면 시간이 지날수록 과오는 더 커진다.

우주선의 발사 시, 궤도가 조금만 벗어나도 즉시 수정(공직의 자리를 바꿈)하여 올바른 방향으로 비행하도록 하여 더 큰 이탈을 막는다.

지금 정부는 많은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이는 국민을 위한 공약이 아니고 집권당의 장기 집권을 위한 기만이다.

정치의 근본은 정치인에 있는 것이 아니고 국민에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 중국 삼국지에 유비는 “위정자는 백성이 자신을 버린다 하여도, 위정자는 목숨 다할 때까지 국가와 백성을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한다”고 국민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일여 년 가까이 끌고 있는 두 법무부 장관의 바르지 못한 행위에 따른 법적 공방은 유치하기 짝이 없고 3권을 거의 장악하고 180석과 대통령이 있는 거대 여당의 구호인 적패청산의 정책이 무엇이 두려워 공수처나 별의별 법을 비합리적으로 만들고 바꾸고, 또 바꾸려 하는지!

살아있는 권력의 수사도 멈추었고 윤석열 몰아내기 위한 추잡한 인사이동과 사유는 너무 졸렬하고 수치스러움이 도를 넘친다.

탈원전 문제라든지, 수많은 공직자들의 죽음에 따른 것, 선거부정에 따른 개입, 대통령 가족, 금융비리, 비밀리에 북한과의 교류문제 등에 대해 해명이나 사과 한 마디 없음에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공자는 ‘잘못을 저지름이 잘못이 아니고, 뉘우치지 않음이 잘못이고, 그 잘못을 뉘우침 없이 다시 저지름이 큰 잘못이라’했다.

칼로 흥한 자는 칼로 망하며, 순천자(順天者)는 흥(興)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亡한)다는 것은 진리이다. 이는 이치(理致)를 모르고 막무가내식으로 말과 행동을 하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집단이 바로 정치집단이다.

같은 당에서도 뜻이 다른 의견이라 하여 벌떼같은 인신몰이로 탈당에 이르게 하는 행위는 조폭세계에서나 있음직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간디는 “가슴 깊은 신념에서 말하는 ‘아니오’라는 것은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거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말하는 ‘예’보다 용기있고 훌륭하고 위대하다”고 했다.

칸트는 『실천이성비판』에서 “때때로 그리고 오래도록 생각에 잠겨보면 볼수록 더욱 새롭고 더욱 쌓이는 감탄과 숭앙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버리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과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은 도덕률”이라 했고, 맹자는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없는 것을 부끄러워한다면 치욕(恥辱)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라 한 말이 정말 우리의 현실을 부끄럽게 하면서 다시 새겨 보아야 할 말이다.

현 정부는 부끄러움 즉 수치심을 모르는 정부다. 아니면 그만이고, 또 다른 이유를 가져 와서 국민을 속이거나 언론을 앞세워 희석하거나 방향을 딴 곳으로 돌린다. 수치심과 광기는 개인 안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우나 집단, 당파 등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존재한다. 한 마리의 개가 짖으면 온 동네 어중이떠중이 개들이 다 짖는다.

비젼은 멀리 볼 때 이루어진다. 우리들의 후손이 다가오는 국가를 이어갈 것이기에 미래를 보자. 당신과 우리들의 후손들의 몫이다. 마치 지금의 자리가 영원하기라도 된 것처럼 착각하고 어디로 갈 것인지도 모르고 지금의 입장만 내 세우면 미래가 없다. 언젠가는 물러날 것이다. 과거는 지나갔고 현재는 짧고 미래는 영원하다. 그러나 미래는 현재에서 이어진다.

스스로 자문하라. “어디로 가려는 것인지?” 김일문 전 선린대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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