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아이스란 습한 노면 상태에서 낮은 기온으로 인해 도로표면에 생기는 얇은 얼음막을 의미한다. 이때 얼음은 도로의 먼지·매연 등과 결합하여 어두운 아스팔트 색과 비슷해지면서 결빙의 식별이 어려워지고, 운전자들은 이를 단순히 도로가 젖은 것으로 생각하여 자칫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비슷한 의미로 슬러시 도로란 눈이 녹을 때, 즉 해빙 시 슬러시를 닮은 얼음 결정이 생기며 오히려 도로 적설 및 결빙 시보다 교통사고치사율이 높아지는 도로이다.

주로 눈이 오고 난 후 발생하지만, 교량 위, 터널 입·출입구, 산모퉁이 음지, 비탈면 구간 등 바람이 많이 통하고 그늘지며 온도가 낮은 곳에서는 눈·비 없이도 겨울 내내 도로가 얼어있는 까닭에 겨울철 교통사고의 주범이 된다.

블랙아이스 관련 대형 교통사고는 겨울마다 발생하고 있는데 지난해 12월 경북 영천의 왕복 4차로 국도에서 블랙아이스로 인해 가시거리가 채 90m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차량 18대가 잇따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였고 같은해 2월 전북 순천~완주고속도로 터널에서도 블랙아이스 등으로 차량 30여대가 추돌하여 47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다. 블랙아이스 교통사고의 가장 큰 특징은 높은 치사율인데, 연평균 대비 동절기의 치사율이 높으며 특히 비오는 날의 치사율은 37.1%나 증가한다.

블랙아이스 등 겨울철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차량 운행 전 기상정보와 도로 정보를 꼼꼼히 파악하고 스노우체인·스노우타이어·스프레이 체인 등 빙판길 조향 및 제동에 도움을 주는 장비들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급제동·급가속·급핸들조작은 차량 회전(스핀 현상)을 초래하므로 앞에 ‘급’이 붙는 행위는 자제하고, 브레이크를 사용할 때는 여러 번 나눠 밟는 ‘펌핑 브레이크’를 사용해 미끄러짐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특히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실시한 실험에서 차량이 시속 50km로 주행할 경우 빙판길에서 제동거리가 승용차는 4.4배, 화물차의 경우 7.4배나 증가하는 결과가 확인되었으므로 눈·비가 내리는 등 기상 상황 발생 시 속도를 50%까지 감속하고 앞차와 충분한 간격을 두어야 한다.

일단 차량이 미끄러지면 제동이 어렵기 때문에 결빙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언제든 누구에게든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예방법 숙지 및 철저한 방어운전만이 겨울철 교통사고 예방법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세영 김천경찰서 교통관리계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