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 거짓해명 드러나… 野 “사퇴하라” 맹공

임성근, 면담 녹취록 공개 파문
金 “지금 탄핵하자고 설치는데
내가 수리하면 무슨 얘기 듣냐”
임성근 ‘탄핵언급’ 주장 사실로
野 “법원·법관의 리더 자격 상실”

김명수 대법원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 탄핵과 관련해 김명수 대법원장의 거짓 해명이 논란이 되면서 국민의힘이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대법원이 공식적으로 부인했던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임성근 부장판사 변호인 측은 4일 “대법원장의 답변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설명했으나 진실이 무엇인지에 관해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지난해 두 사람의 면담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금 상황을 잘 보고 더 툭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그 중에는 정치적인 상황도 살펴야 하고”, “그냥 수리해 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하잖아”,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치 않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회의에서 “김 대법원장은 오욕의 이름을 사법부에 남기지 말라”며 “본인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을 했는지 되돌아보고 거취를 결정하라”고 촉구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녹취록이 사실이라면 김 대법원장은 이미 법원과 법관들의 리더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면서 대법원장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배 대변인은 “법관으로서의 양심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지금 즉시 본인의 거취를 정해야 할 것”이라면서 “바로 본인이 탄핵되어야 할 당사자”라고 주장했다.

‘폭정종식 비상시국연대’는 이날 ‘김명수 대법원장 사퇴촉구 긴급기자회견’에서 “법원독립의 결연한 방풍막이 되어야 할 대법원장이 앞장서서 집권 민주당의 법관 탄핵에 공조한 녹취록의 발언은 스스로 권력의 주구임을 표현한 우리 헌정사의 전무후무한 치욕스럽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대법원장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대법원은 4일 오후 입장문을 통해 “대법원장은 언론에 공개된 녹음자료를 토대로 기억을 되짚어 보니 지난해 5월 경에 있었던 임 부장판사와의 면담 과정에서 ‘정기인사 시점이 아닌 중도에 사직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녹음자료 같은 내용을 말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특히 “기존 답변에서 이와 다르게 답변한 것에 대하여 송구하다는 뜻을 표하였다”고 했다.

녹취록 공개 뒤 탄핵을 언급한 적이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물러선 셈이다.

손경호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