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게 영남권은 ‘짐덩어리’인가
  • 손경호기자
국민의힘에게 영남권은 ‘짐덩어리’인가
  • 손경호기자
  • 승인 2021.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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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에게 영남권은 무엇일까? 선거때 표를 얻을때만 필요한 존재일까, 아니면 언제나 든든하게 버팀목이 되어주는 곳일까?

6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의 논란을 보면 영남권을 ‘짐덩어리’ 취급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짐덩어리라는 표현이 좀 과하다면, 최소한 ‘계륵’정도로는 취급하는 것 같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김기현 원내대표 선출을 계기로 당내에서 ‘탈영남’ 분위기가 분출되고 있다. 원내대표로 영남권인사가 선출됐으니, 당대표는 당의 외연확장을 위해 비영남권에서 선출돼야 한다는 논리다. 당대표의 ‘탈영남’ 문제를 놓고 국민의힘 내부가 분열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국민의힘 전당대회 출마자들은 영남지역과 비영남지역으로 구분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전에는 친이계, 친박계 등 계파로 구분한 것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영남권 당권주자로는 주호영(대구)·조경태(부산)·조해진(경남)·윤영석(경남) 의원 등 4명이 있다. 특히 주호영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원내대표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비영남권 당권주자로는 권영세(서울)·김웅(서울)·홍문표(충남) 의원이 있고, 서울이 지역구였던 나경원 전 의원과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 등의 출마도 거론된다. ‘탈영남’을 주장하는 인사들은 내년 3월 대선을 위해 당대표만큼은 영남지역 대신 타 지역 인사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래야 국민의힘의 외연확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즉, 영남 기반의 정당 이미지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외연확장에 도움이 되는 비영남권 인사가 당대표가 돼야 한다는 논리다.

한 전대 출마 인사가 “정권을 잡으려면 오늘의 영남 정당으로는 어렵다는 게 대다수 국민과 당원의 생각”이라며 탈영남 당대표를 주장한 것도 이러한 생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 당 내부의 영남당 시비 자체가 ‘자해행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일부에서 나오는 ‘영남당’ 운운은 자해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이 텃밭인 호남을 비난한 것을 본 적이 있느냐고도 했다.

특히 전국 유권자의 25%를 차지하는 영남은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주고 있는 곳으로, 영남당 시비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한 전국 정당이 되기 위해서 영남 이외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도록 노력해야지, 영남 유권자의 정서를 후벼 파듯 하는 발언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정 의원의 주장이다.

국민의힘 일부의 주장처럼 외연확장을 하기 위한 탈영남 목소리가 일견 타당성을 가지면서도 과연 탈영남하면 외연이 확장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남긴다.

탈영남 하는 집단에 영남 유권자들은 왜 표를 줘야 하는지 설득할수 있을까. 과연 집토끼(영남)를 내팽개치고, 산토끼(비영남)만 잡아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더구나 통합을 이야기하고, 중도 지지층 확장을 이야기하면서 집토끼인 영남 배제를 이야기하는 것도 이율배반적일 수밖에 없다.

이러니 영남지역 의원들이 탈영남당 분위기에 불쾌감을 드러내며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영남 대표 불가론을 거론하는 세력이 지역주의를 조장해 나눠먹기식 정치를 강요하고 당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조경태), “국민과 당원들의 판단 우선순위는 당 개혁 적임자이지 영남이냐 아니냐가 아니다”(조해진)라는 발언이 나왔다.

국민의힘 내부의 탈영남 분위기는 전형적인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모습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탈영남 분위기를 보고 있으면 영남권은 정말 표 얻을때를 제외하곤 ‘짐덩어리’인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된다.

손경호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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