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민들 “3·4호기 희망이 무너졌다”
  • 김희자기자
울진군민들 “3·4호기 희망이 무너졌다”
  • 김희자기자
  • 승인 2021.0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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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3개 초안’ 공개에 허탈
2050년까지 원전 비중 7%↓ 재생에너지 비중 71%↑
태양광·풍력 비중 現 기준 12배 수준 견인 방침 계획
脫원전·脫석탄 이어 LNG도 발전 시장서 퇴출 수순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 물거품 위기에 한숨 깊어져
윤순진 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위원회(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윤순진 탄소중립위원회 민간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위원회(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울진군민들의 한숨소리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울진 신한울 원전 1호기가 완공된지 15개월만에 전격 가동허가를 받으면서 울진군민들은 크게 환영하며 기대를 걸었다. 그런데 지난 5일 정부가 발표한 脫원전 에너지 정책 시나리오를 접하고 나서 허탈해 하고 있다. 울진군민들의 희망인 신한울 3·4호기 건설재개에 대한 희망도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통령 직속 기구인 탄소중립위원회는 지난 5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3개 초안’을 공개했다.

주요 골자는 오는 2050년까지 원전 비중을 6~7%까지 낮추는 대신 6%대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70.8%까지 늘린다는 것. 탈(脫)원전·탈석탄에 이어 액화천연가스(LNG)까지도 발전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시키는 대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전력 비중은 지금의 12배 수준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날 공개된 3개 초안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50년 온실가스 순(純)배출량은 지난 2018년(7억 2760만t) 대비 96.5% 줄어든 254만 t 수준이 된다. 가장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는 시나리오 1안 기준이다. 가장 급진적인 3안을 기준으로 하면 탄소 배출량은 제로 수준으로 낮아진다.

2050년 전체 전력 수요는 2018년보다 2배 넘게 늘어난 1215TWh(테라와트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 수요는 대부분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충당된다. 3안을 기준으로 보면 전력 부문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70.8%까지 늘어나게 된다. 2018년 현재 6.2%와 비교해 12배가량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 전력 발전의 41.7%를 차지했던 석탄발전은 아예 중단하거나(2·3안), 1.5%(1안) 수준으로 비중이 크게 낮아지고 LNG 발전 비중도 현재 26.8%에서 전면 중단(3안) 또는 7.6%(2안)까지 내려간다.

무탄소 전원인 탈원전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 원전의 전력 생산 비중은 6.1~7.2% 선으로 떨어진다. 정부는 현재 24기(23.3GW)인 원전을 2050년에 9기(11.4GW)만 남길 계획이다.

결국 脫원전 기조는 지금보다 더 속도를 내 원전을 통한 전력 생산 비중이 지금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번 시나리오에 대해 현실성이 거의 없다고 일축했다. 탄소 배출을 낮추면서도 전력 공급을 늘릴 수 있는 가장 안정적 공급원인 원전을 정치적 논리로 배제하다보니 에너지 수요를 맞추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원전은 2022년 28기로 정점을 찍은 뒤 설계 수명이 도래하는 대로 폐쇄돼 2031년 18기, 2050년 9기로 감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울 2호기의 설계 수명이 다하는 오는 2079년엔 원전 제로 상태가 될 것이라는 것. 이는 탄소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40여개 국가에서 원전 유지 및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다. 원전을 축소·폐쇄하는 국가는 독일·스위스·대만·벨기에 등 겨우 5개국에 불과하지만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들은 원전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정부의 에너지정책 시나리오에 울진 주민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다.

울진 주민 황모(61·근남면)씨는 “정부의 이번 에너지 시나리오로 신한울 3·호기 건설재개도 물 건너 가는 것 아니냐”라면서 “그나마 신한울 1호기 가동허가로 한가닥 기대를 걸었는데 희망이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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