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그늘 “알바자리 어디 없나요”
  • 이상호기자
최저임금 인상 그늘 “알바자리 어디 없나요”
  • 이상호기자
  • 승인 2021.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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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코로나에 매출 급감했는데
시급마저 올라 인건비 부담
업주들 “알바 구하기 무섭다”
가족경영 전환·키오스크 등
무인화 시스템 도입 늘어나
일자리 감소 불 보듯 뻔해
정부차원 제도적 보완 절실
대학생 김모(23·포항시 북구 장성동) 씨는 몇개월째 아르바이트(알바) 자리를 못구해 쉬고 있다가 최근 편의점 알바 자리를 어렵게 구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요즘 알바 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 시급 인건비도 올라 편의점 업주들이 선뜻 알바 구하기를 꺼리는 분위기다.

지난달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부터 적용할 최저임금을 시간당 9160원으로 의결했고 지난 5일 고용노동부가 원안을 고시하면서 최종 확정됐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인상되자 알바들의 고민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내년부터 알바들의 월급은 올해보다 오르는 대신 알바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데다 인건비까지 오르게 되면 가장 먼저 시도하는 일이 알바를 없애는 것이다. 결국 업주는 알바 대신 키오스크(무인 단말기), 보안시스템 등 무인화를 검토하고 있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임모(여·65)씨는 “최저임금에 따른 시급까지 오르다보니 알바생 쓰기가 겁난다. 지금 일하고 있는 알바도 곧 내보낼 예정”이라며 “당분간 남편과 시간을 늘려 일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구경북에서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전년 같은 달보다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1~3월의 경우 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지난해보다 11.9~17.3% 감소했고, 4월에는 8.7% 줄었다. 5월과 6월은 소폭 회복하는 데 그쳤다.

포항 중앙동 모 PC방 알바 서모(24) 씨는 “음식점에 AI 서빙 로봇 몇 대가 돌아다니는 걸 보고, 앞으로 알바 자리가 더 없어지겠다고 생각했다”며 “업체 대표도 시간당 1만원에 가까운 돈을 줄 바에는 자기들이 더 일하겠다는 말을 한다”고 했다.

이러다보니 요즘 알바자리가 있는 곳은 오토바이 배달원, 택배 상하차처럼 ‘코로나 특수’ 업종들뿐이다. 이런 알바자리는 위험하고 힘들어 청년들이 기피하는 업종이지만 일자리 구하기가 워낙 어렵다보니 할 수 없이 이 업종에까지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들의 가족경영 또는 무인화로 일자리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알바들의 일자리책임도 정부의 몫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준홍 포항대 경영회계실무과 교수는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업주들이 무인 시스템을 도입하는 곳이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일자리를 잃은 알바들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제도적인 보완이 절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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