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위기 양봉산업 육성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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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괴 위기 양봉산업 육성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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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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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 벌꿀 생산지인 경북 양봉산업이 붕괴될 위기에 놓였다. 올해 1월부터 남부지역에서 시작된 꿀벌 실종사태가 전국으로 번지면서 경북도 심각한 피해가 예상된다.

경북에 등록된 양봉 농가는 모두 6129호, 사육 양은 59만9000여통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경북도의 조사 결과 올해 초 월동기에 나타난 꿀벌 실종 사태로 전체의 12.6%인 7만6000여통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조사가 30통 이상 사육 농가 중 피해 규모가 50% 이상인 곳만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 피해는 20~3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6일 꿀벌 연쇄 실종을 다룬 한 지상파 프로그램에서 전문가들은 피해 꿀벌이 전국적으로 약 100억 마리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월동기에는 평균 17.4%의 꿀벌이 통상 사라질 수 있는데 이번에 실종됐다고 추정되는 수가 전체의 17.4%를 넘어야 진짜 사건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제작진이 각 지자체와 양봉협회를 통해 4월까지의 피해 정도를 종합해 본 결과 꿀벌 피해가구는 30%에 달했다. 꿀벌 실종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꿀벌이 사라진 원인으로 기후 변화와 농약 등 살충제가 꼽힌다. 이상기후는 꽃 개화시기를 앞당기고 월동을 해야 할 벌들은 평년보다 일찍 꿀을 따기 위해 밖으로 나간다. 월동을 제대로 하지 못해 약화된 벌들은 화분채집 등의 외부활동으로 체력이 소진되고 동사로 벌통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해충을 제거하기 위해 과다하게 사용되는 살충제도 꿀벌 폐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꿀벌 실종은 단지 꿀 생산량 감소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우리가 먹는 식량의 70% 이상이 꿀벌의 수분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꿀벌이 사라진다면 우리 식탁에 오르는 음식의 3분의 2가 사라질 수도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시설채소에서 화분매개 곤충을 이용하는 비율은 2020년 67.2%에 달했다. 벌이 국내 시설채소의 약 70%를 책임지는 셈이다. 심지어 꿀벌이 사라지면 4년 내에 인류가 멸종할 것이라고 하는 전문가조차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양봉산업 육성을 위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붕괴 위기에 놓인 양봉업계는 기후변화에 따른 종합대책을 하루빨리 수립해 양봉업계를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019년 8월 양봉산업 육성법이 통과됐지만 구체적인 조치는 아직 실행되지 않고 있다. 정부 당국은 양봉농가 지원과 함께 한시 바삐 꿀벌 실종에 대한 원인을 명확이 규명해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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