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상견례부터 기싸움

與 “동물국회 최악의 오명”
野 “법치주의 후퇴 반복”
업무보고 놓고도 날 세워
정점식·기동민 간사 선임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공동취재)

여야가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후반기 첫 전체회의에서부터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21대 전반기 국회에서 검찰의 수사권 분리 입법을 놓고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법사위는 후반기 국회에서도 적지 않은 충돌이 예상된다.

여야 간사 선임을 위해 열린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위원들의 상견례로 시작했다. 시작은 협조와 당부였지만 곧이어 뼈있는 인사말이 나왔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법사위가 국민들에게는 치열한 싸움의 장, 또 동물국회라는 오명을 보여드렸다”며 “협치와 협의에 의한 상임위 활동이 제대로 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다시 한번 법사위에 들어오신 위원님들, 지옥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년간 우리가 앉아있는 이곳은 기립표결, 일방처리가 횡행했다”며 “일부 위원들의 국한된 일이지만 상대당 의원에 대한 인신공격의 장으로 법사위를 변질시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여당에서 전반기 국회를 고리로 야당을 비판하자 더불어민주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특히 현 정부의 검사 편중 인사와 법무부의 인사정보관리단 위법 여부를 검증하겠다고 예고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정부에서 법치주의의 후퇴로 보이는 일들이 계속되는 것을 보았을 때 헌법적 가치 수호와 국민의 인권을 지키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법무부의 공직자 인사검증과 관련된 인사정보관리단의 시행규칙 개정안”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앞으로 진행될 각 부처 업무보고 일정을 놓고도 쉽게 넘어가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국회가 지난 53일 동안 공전했던 점을 감안해서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서 꼼꼼하게 업무보고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업무보고에 대해서 양당 간사님들께서 배려를 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남국 의원도 “업무보고를 일주일이나 5일 정도 시간을 확보한 뒤 받았으면 한다”며 “업무보고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고, 국민들에게 문답할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5일 이상의 기간을 잡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출신인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전반기 국회에서 민주당은 야당과 상의 없이 업무보고를 단독으로 3일간 실시했다”며 당시 야당인 국민의당을 무시했다고 꼬집었다.

조수진 의원도 “21대 국회 상반기에 업무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당시에 무엇이 잘못됐고, 무엇이 미흡했으며, 무엇을 간과했는지에 대한 진실한 반성과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과 기동민 민주당 의원을 여야 간사로 선임했다.

손경호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