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선배 언론인이 “자가용차를 부러워하는 가난한 소망들의 표출이 `자가용은 곧 승용차’라는 인식으로 굳었을 것”이라고 쓴 일이 있다.어느 신경정신과 의사의 말을 인용해 쓴 글이었다. 자가용 요트나, 자가용 헬리콥터는 상상도 못했던 시절엔 승용차만 하더라도 어깨에 힘이 들어갈 재산 목록이었으니 그럴 법한 이야기다.
그러나 남 앞에서 자가용 타고 뻐겨보고 싶어도 `조랑말(포니)’조차도 없는 사람의 심사가 꼬이고 뒤틀리지 않는다면 그는 면벽참선을 10년 쯤은 했을 사람이다.그렇지 못한 사람이 많아서 인가. 자가용치고 날카로운 물건으로 줄을 긋고 지나간 상처가 없는 것은 드물다. 요즘은 골목마다 자가용이 꽉꽉 들어찬 세상이다. 그만큼 흠집난 자동차가 늘어나게 마련이다.
실제로 요즘 포항 주택가에서는 밤 사이에 파손된 자동차가 꼬리를 물고 있다고 한다. 파손 행위도 진화하는 것인지 사금파리로 줄긋고 지나간 정도는 약과다. 송곳으로 타이어 펑크내기부터 숫제 차에 불지르기까지 온갖 못된 짓들이 저질러지고 있다. 이런 행위를 처벌하는 법규가 없을리 없다.`3년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그러나 처벌 법규가 있은들 무엇하랴. 종이 호랑이에 지나지 않음을 범법자들이 먼저 알고 있는 것을.
경찰력이 총동원돼도 차량 연쇄방화범을 간신히 잡는 판인데 개인이 무슨 수로 범인 붙잡아 보험료를 타낸단 말인가. 그렇다고 공용 주차장이라도 충분한 것도 아니니 그냥 밤새 안녕하신지나 살펴보는 게 고작인가.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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