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 범벅 돼야만 특단의 대책 세우나
  • 경북도민일보
폐수 범벅 돼야만 특단의 대책 세우나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8.03.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도의 맑은 물을 더럽히는 주체는 정부와 지자체인 것만 같다. 동해병 해역에 육지 쓰레기 투기를 합법화한 게 정부 아니었던가. 그 결과 죽어가는 동해의 실상은 우리가 듣고 보는 그대로다. 경북도민의 젖줄로 일컬어져 오는 낙동강은 어떤가. 그제 돌발한 페놀 유출사태 한 가지만 봐도 물 관리의 실상은 한눈에 드러난다. 정말로 한심스럽기 짝이 없는 행정이다.
 낙동강 페놀오염사태는 벌써 두 번째다. 18년 전 일이어서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는 것인가. 소는 잃었어도 외양간이라도 제대로 고쳤던들 주민들이 똑같은 재앙에 기겁해야 하는 일은 빚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당국의 감각이 얼마나 무딘지는 낙동강 수계에 줄줄이 늘어서 있는 폐수 배출 업체들이 입증한다. 그 숫자가 자그마치 7648곳이나 된다. 이토록 많은 업체들이 공업용 폐수, 축산 폐수를 낙동강에 흘려보내고 있다. 동해 병 해역에서 하는 짓과 무엇이 다른가. 이야말로 난형난제(難兄難弟)다.
 낙동강 수계의 폐수 배출 업체들 가운데는 자체 정화시설을 갖춘 곳도 있기는 하다. 그렇긴 하나 근본 대책은 못됨이 이번에 드러났다. 그제 페놀사태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코오롱유화가 그 증거다. 폐수는 정화했는지 모르나 강력한 발암물질 관리를 제대로 못해 한바탕 소동을 일으키고 있지 않은가. 큰 업체들이 이 지경이면 영세업체들의 실상은 일일이 들추지 않아도 미루어 알만한 일이다. 비만 내리면 감춰 뒀던 폐수를 흘려보내는 행위는 이미 고전이 된 수법이다.
 게다가 낙동강 줄기를 따라 곳곳에 자리 잡은 축산시설들은 폐수방류의 원천으로 지목될 정도다. 축산 규모가 워낙 영세하다보니 폐수 정화는 엄두조차 못내는 까닭이다. 수질오염 사고가 안난다면 누가 봐도 되레 이상한 노릇이 아닌가. 이는 어제 오늘 새삼스럽게 드러난 사실도 아니다. 그러니 당국도 이미 잘 알고 있는 형편이다. 문제점은 이미 파악돼 있으나 대책 마련엔 손 놓고 있는 모습이다. 그저 무사하기만 바라는 자세가 감지된다.
 당국자들은 일이 터지면 “재발방지” “특단의 대책수립” “만전” “철저한 단속” 같은 말만 되뇌고 되뇐다. 이렇게 틀에 박힌 대응을 하다보면 시간이 흘러 말썽은 잦아들고 기억에서 멀어진다. 당국자들이 바라는 대로 일이 풀려가고 수습되는 것이다. 그러나 소나기는 피하기만 한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이번 페놀사태를 거울삼으면 될 것이다. 이젠 당장 불똥이나 피하고 보는 대응으로 시간보내기나 하지 말고 진정한 `특단의 대책’을 세워 주민들을 편안하게 해주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