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죽이기” vs “직접 해명해야”… 민주당 내분 조짐

李 측근 잇단 구속에 분열 양상
“야당 파괴행위 용인 않겠다”
당내 지도부 반발 목소리 속
“정말 무관한지 알 도리 없다
최소 유감 표명할 때” 주장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회의실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연달아 구속된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둘로 갈리는 모습이다.

이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는 윤석열 정부의 ‘이재명 죽이기’, ‘야당 파괴’라고 규정하며 반발한 반면 당내 소신파를 중심으론 이 대표의 유감 혹은 사과 표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여당을 상대로 “위기 극복에 써야 할 국가역량을 야당 파괴에 허비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검찰 독재 정권의 어떤 탄압에도 민주당은 흔들림 없이 민생과 경제를 챙기고 평화와 안보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김 부원장과 정 실장에 대한 구속의 본질은 윤석열 정권 차원의 이재명 죽이기”라며 “민주당은 이재명 죽이기, 야당 파괴 행위를 절대로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저도 이 대표와 정치공동체다. 최고위원도 당원도 다 정치공동체”라며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공동체 아닌가, 이 질문에 답변하기 바란다”고 했다.

임선숙 최고위원은 “민주당과 지지자들에게 당 대표에 대한 의구심과 불심을 심어줘 지지를 떨어트리고 민주당의 내부 분열을 만들어내려는 것”이라며 “지금은 윤석열 정권과 정치 검찰이 의도한 야당 대표 죽이기, 야당 파괴 시도에 맞서 굳게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 대표를 비롯해 당 지도부는 검찰의 수사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당 차원의 대응도 예고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과 대통령실이 하나가 돼서 야당을 탄압하는 것이 얼마나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나”라며 “정치 탄압에 대해 민주당 입장에서 확고하게 전선을 만들어 대응하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이제 이 대표가 직접 나서 설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내 소신파로 꼽히는 조응천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측근 2명이 연이어 구속된 데 대해 최소한 물의를 일으켜 미안하다는 유감 정도는 표시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 대표가 정말 무관한지 솔직히 알 도리가 없다. 이제는 어느 정도 직접 해명해야 할 상황에 이르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과의 통화에서 “우려스럽다. 최소한 이 대표가 사과해야 한다”며 “어찌 됐든 불미스러운 일로 이렇게 된 것에 대해 국민들께 미안하다고 얘기해야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대변인은 “유감 표명보다는 정 실장 구속이나 이런 것들이 결국 이 대표를 향한 표적·기획·편파수사로 이어지고 있고 정치 탄압, 야당 탄압으로 이어지는 모습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당 입장은 이 대표가 ‘유검무죄, 무검유죄’라고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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