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국회의원 후보 공천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겉으로는 `개혁 공천’을 외치면서도 비리 전력자나 국정파탄 주역, 정치철새, 재벌회장을 서슴없이 공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민주당이 칼날같은 기준을 적용하며 `혁신 공천’을 단행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대비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긍정 평가한 여론이 43.3%인데 비해 통합민주당은 51.5%로 나타난 것은 이런 평가를 반영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뇌물과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로 형이 확정된 경우 공천을 배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에 내정된 김택기 전 의원은 1993년 `국회 노동위 돈 봉투 사건’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또 인천 서·강화갑 이학재 전 인천 서구청장은 1995년 구의원 선거 당시 금품제공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한나라당이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공천신청조차 불가능한 인물들이다.
`막가파 공천’은 더 문제다. 충청도에 공천된 정덕구 전 열린우리당 의원, 노무현 정권의 아파트값 폭등 책임자 최종찬 전 건설교통장관(안양), 선관위에 의해 검찰에 고발된 김호연 빙그레 회장(천안) 등을 공천한 데 따른 비난이다. 특히 정 전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다니는 소망교회 소금회 출신이라는 사실과 관련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최종찬이 누구인가. 아파트값 폭등의 핵심 책임자로, 노 정권 최악의 각료다. 부동산 정책 실패로 서민들이 겪은 고통을 생각하면 그의 이름 석 자도 나와서는 안되는 상황이다. 그의 정책을 비난한 한나라당이 그에게 공천을 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김호연 빙그레 그룹회장은 불과 며칠 전,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선관위에 의해 검찰에 고발당한 장본인이다. 유권자를 우습게 보는 완전 배짱 공천이다.
MBC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가 56.8%로 한 달 전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또 김성호 국정원장 후보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65%나 되고 서울에서 `견제론’이 급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서도 반대 57.7%, 찬성 29.4%를 훨씬 앞질렀다. 한나라당이 한가하게 재벌과 비리 전력자를 공천할 때가 아니다. 이 대통령도 공직인사에 대한 발상을 원점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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