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라틴계 혈통이 강한 프랑스나 남미 사람들은 `저녁족(族)’이다. 아침밥을 잘 먹고 오전부터 많은 일을 하는 것이 “아침족’문화권의 특징이라면 `저녁족’문화권은 늦은 오후부터 활동이 많고 저녁 식탁이 풍성하다. 이런 점에서 보면 여름철 낮 시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표준시간을 1시간 앞당기는 서머타임제(일광절약시간제)가 1차 세계대전 기간중 독일과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실시된 것도 결코 우연한 일은 아니다. 오늘날 지구촌 86개 국가가 서머타임제를 채택하고 있다지만 우라나라에서는 시행(1949~1961,1987~1988)과 폐지가 반복됐다. 서머타임제에 대한 찬반 여론이 시대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 탓이다. 서머타임제는 에너지 절약, 업무 능률의 향상, 여가 및 취미시간의 증가와 같은 장점이 많다. 그러나 생활리듬을 깨는 데다 시행 초기에는 불편하고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표준시를 일본에 맞춰 놓은 우리나라는 사실상 연중 30분의 서머타임제를 실시하고 있는 셈이어서 새삼스럽게 시행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재계를 중심으로 서머타임제 실시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정부 역시 국민들의 여론 수렴을 거쳐 오는 2008년부터, 4월 마지막 주에서 9월 마지막 주까지 5개월 동안 서머타임제를 실사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영국 독일처럼 우리나라 역시 `아침족”문화권에 속한다. 선조들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고 국호를 `아침의 라’라는 뜻의 조선(朝鮮), 나라를 다스리는 곳을 조정(朝廷)으로 불렀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서머타임제는 서양에서 시작됐지만 우리 민족의 생활 관습과 정서에도 잘 부합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金鎬壽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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