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조숙증 12년새 남아 83배·여아 16배 늘었다…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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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숙증 12년새 남아 83배·여아 16배 늘었다…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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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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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건강
성조숙증으로 치료받은 어린이들이 급증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이차성징, 이른바 ‘사춘기’가 지나치게 빨리 온 것으로 여아 8세, 남아 9세 미만을 기준으로 또래보다 2년 이상 일찍 발달할 때 진단한다. 아동의 정신적인 발달이 신체 발달을 따라가지 못해 심리적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다.

신체적으로는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성장판이 일찍 닫혀 최종적으로 성인 키가 작아질 수 있으며, 여아의 경우에는 조기 초경이 발생하고 성호르몬 관련 암 발생 우려가 커진다. 성조숙증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영양 상태 등 다양한 원인이 영향을 미친다.

◇유례없을 정도로 한국 성조숙증 급증…원인으로 ‘비만’ 지목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성장클리닉 연구팀은 2008~2020년 성조숙증으로 치료받은 9세 미만 여아와 10세 미만 남아 13만3283명의 분석 결과를 최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했다. 분석 기간 성조숙증 진단은 여아가 12만6377명으로 남아의 6906명보다 18.3배 많았다.

하지만 12년간 10만명당 성조숙증 증가율은 남아가 1.2명에서 100명으로 83.3배 폭증하며 여아의 15.9배(88.9명→1414.7명)를 훨씬 앞질렀다. 연구팀은 성조숙증의 주요인 중 하나인 비만 유병률이 여아보다 남아에서 더 높은 게 증가율 차이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신혜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사춘기 발달은 비만뿐 아니라 내분비장애 물질, 스마트폰 등의 디지털기기 노출, 심리적인 스트레스 등이 복합 작용한다”며 “전 세계 유례가 없을 정도로 급증하는 한국의 성조숙증 증가 원인과 암 발병 연관성 등에 대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질적 원인 있으면 그 원인 치료…성장호르몬 치료 병행하기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성조숙증으로 진료받은 국내 어린이는 2021년 16만6645명으로 2019년 10만8576명에서 53.5%(5만8069명) 증가했다. 증가 이유로는 성장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병원을 찾는 아이와 부모가 원체 많아진 데다 늘어난 소아비만, 환경호르몬 등이 지목된다.

원인에 따라 사춘기 조절 이상에 의한 ‘진성(중추성) 성조숙증과 성호르몬 분비 이상에 의한 ’가성(말초성) 성조숙증‘으로 나뉜다. 다만 여아는 80% 이상이 원인 없이 발생하는 특발성이고 남아는 50%가 중추신경계 종양이나 고환 질환, 갑상선 저하증 등 기질적 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진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소아 내분비 전문의의 진찰이 먼저 필요하다. 병력을 청취해 이차 성징이 나타난 시기, 진행 속도, 속도의 변화, 성조숙증 가족력, 과거 병력 등을 파악한다. 이후 신체 성장과 사춘기 발달 정도, 뼈 나이를 제 나이에 비해 어느 정도 성장이 앞섰는지 등을 평가한다.

성조숙증은 사춘기의 신체 변화가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되는 경우 의심할 수 있다. 다만 사춘기가 빨리 왔더라도 그게 정상 범위 안에 있는지, 정상 범위를 벗어난 것인지 감별해야 한다. 김신혜 교수는 “개별 아동의 상황을 면밀히 평가 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신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교수는 “성장이 또래보다 매우 빠르거나, 뼈 나이가 제 나이보다 1년 이상 앞섰다면 의심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여아는 만 8세 이전, 가슴에 멍울이 생길 경우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고환이 커지는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질적 원인이 있으면 그 원인을 치료해야 한다. 특발성의 경우 사춘기 지연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성선자극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사춘기를 지연시키는 약을 4주 간격으로 피하에 주사한다. 다만 일부 아이에게는 이 약으로도 최종 키의 감소를 막을 수 없어 성장호르몬 치료를 병행할 수도 있다.

성조숙증을 예방하려면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으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가능하면 일회용 용기 사용을 줄이고 환경호르몬에 노출이 덜 되도록 노력하는 게 좋다.

김신희 교수는 “어린 나이에 사춘기를 겪으면 아이들이 당황하고 힘들어할 수 있다”며 “이때 부모들은 아이에게 사춘기는 정상적인 성장 과정이며 모두 사춘기를 겪는데 단지 친구들보다 좀 더 빨리 찾아온 것이라고 이해시키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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