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지 겨우 한달이다. 그러나 “6개월 정도 지난 것 같다”는 이 대통령 토로처럼 새 정부에대한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 설익은 정책과 인사파동, 한나라당 공천 소동을 거치면서 새정부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한나라당 공천 결과에 대해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속았다”고 직격탄을 날렸고, 친 이 대통령 세력까지 인사 실패, 4·9 공천 파문에 대한 청와대 사과를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심지어 공천이 확정된 이상득 국회부의장까지 물고 늘어지고 있다. 그러자 강재섭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출범한지 이제 겨우 한달된 새 정부와 집권당인 한나라당 몰골이 말이 아니다.
공천을 보자. `물갈이’를 내세워`개혁공천’했다지만 한나라당이 10년 야당의 설움을 딛고 재집권한 사정을 감안했어야 했다. 김대중-노무현 좌파정권 10년 동안 탄압 받고 밀려난 정치인이 한 둘이 아니다. 특히 탄핵 역풍으로 중진들이 무더기 퇴출당한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65세’를 기준으로 `학살’을 자행해놓고 `개혁’을 내세우는 것은 자기 얼굴에 침 뱉기다. 중진-원로들을 내쫓으면서 새로운 실세로 등장한 이재오 의원과 이방호 사무총장이 `내 사람 심기’에 혈안이 돼 공천을 뒤죽박죽 만들었다는 것도 공공연한 비밀이다.
또 인사와 관련해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또는`강부자’(강남 땅부자) 내각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게 만든 검증 실패도 민심이반에 큰 몫을 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이 임명한 기관장을 무리하게 몰아내려다 여론의 역풍을 자초했다. 좌충우돌 노무현 정권이 낮을 가리고 숨을 지경이다.
청와대 사과와 민심수습을 촉구한 이재오 의원 직계들의 반란은 심상치 않다. 특히 이들의 이상득 부의장 `불출마’와 `국정관여중지’ 요구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공천 책임론이 이재오 의원에게 쏠리자 책임을 이 부의장에게 돌리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콩가루 집안도 이런 콩가루가 없다.
이명박 새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대로는 희망이 없다.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총선은 보나마나다. 안정 의석을 얻지 못하면 이 대통령은 당장 레임덕에 빠지고 만다. 박근혜 연대니, 무소속 연대니 한나라당 의석을 위협하는 세력이 만만치 않다. 이 대통령은 이 기회에 리더십을 바로 세워야 한다. 그것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 내편 네편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당장은 아프다 해도 상처를 도려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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