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안보협력 제도화 기반 마련… 대한민국 도약의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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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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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안보협력의 ‘기틀’이 마련됐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의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데이비드’에선 한국·미국·일본 등 3국의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는 3국만을 위해 준비한 첫 단독 회의였다. 한미일 3국 정상은 ‘캠프 데이비드 정신’ 제하의 공동성명과 ‘캠프 데이비드 원칙’을 발표했다.

한미일 정상은 지정학적 경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핵도발 등으로 인해 글로벌 안보 위협이 증가하는 가운데 세계 안정과 평화를 위해 3국 협력을 추동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법치에 기초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질서를 유지하고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3국 정상은 공동의 이익과 안보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도전·도발·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하고, 메시지를 동조화하며, 대응 조치를 조율하기로 했다.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방위체제와는 다르지만 3국 안보가 긴밀히 연결돼 있단 점을 방증한다.

이번 회의의 안보 차원 주요 성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3자 협력의 제도화를 위한 계획이 수립됐다. 3국 정상은 정상 간 회의를 최소 연 1회 개최하고, 외교·국방장관 및 국가안보실장 등 간의 고위급 회의도 연 1회 이상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소(小)다자 차원의 협의체에서 정상회담을 비롯한 고위급 회담이 연례화된 경우는 보기 드물다. 나아가 3국은 연례 ‘인도·태평양 대화’를 발족시켜 새로운 분야를 식별한다고 합의했다.

둘째, 대북정책 공조 방향이 명확해졌다. 한미일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3국의 공약을 재확인했다. 또 북한의 고도화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 메커니즘’을 연내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한미일은 북한이 쏜 미사일에 대한 탐지 및 추적 능력과 대응태세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한미일은 연(年) 단위로 합동 훈련을 시행하기로 했다.

셋째, 우주 안보 공조 확장과 해양안보 역량 강화가 예상된다. 한미일 정상은 3국의 협력 범위를 우주로 넓혀 각자의 우주 전략에 대한 소통을 증진하기로 했다. 우주 영역은 국방 차원에서도 중요하므로 향후 한미일 협력의 핵심 분야가 될 수 있다.

나아가 3국 정상은 ‘한미일 해양안보협력 프레임워크’를 출범시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및 태평양 도서국과의 해양안보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규칙 기반 질서 확립을 위해 현재 3국이 추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협력이 될 수 있다.

한미일 정상은 이번 회의에서 앞으로 3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주요 협력체로서 해야 할 역할을 식별했고, 이에 대한 정상 차원의 의지를 전 세계에 알렸다. 한미일은 합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이른 시일 내 협력을 제도화 및 법제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내년 미국 대선과 같은 각국의 국내 정치 일정으로 인해 협력이 추동력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

나아가 협력의 단계적 발전이 필요하다. 우선순위 측면에서 3국은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메커니즘 수립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공동성명엔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안정 유지의 중요성 등 중국에 관한 내용이 담겼고, 한미일은 역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아울러 3자 간 다양한 협력이 제도화되는 시점에서 3국의 정책 방향 분산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미일의 경제 규모는 세계 경제의 32%를 차지하며, 3국 모두 세계 군사력 순위 10위권 안에 든다. 글로벌 안보 및 경제에서 3자 협력이 갖는 의미는 크다. 그만큼 국제사회에서 책임도 더 커졌다. 한미일이 이번 회의에서 합의한 내용을 구체화하고 제도화하는 게 그 책임에 부합하는 것이자 협력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번 한미일 정상회의 공동성명 마지막 문단엔 “우리 앞에 놓인 기회는 주어진 게 아니라, 우리가 그 기회를 붙잡은 것이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 기회는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 도약하는 가장 힘찬 발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수훈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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