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도 명분도 살리지 못하는 제로섬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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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도 명분도 살리지 못하는 제로섬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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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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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의 당대표가 국정쇄신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며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다.

단식 19일 만에 본인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구급차가 동원되어 병원에 실려 갔다. 그는 여전히 곡기를 입에 넣지 않겠다며 단식을 고집하고 있다. 단식으로 의지를 관철시키고자 하는 일은 과거에도 있어왔다. 그러나 지금처럼 당과 여론에 공감을 받지 못하는 단식은 처음이다. 역대 정치권의 단식은 가장 마지막 순간에 사생결단으로 내놓는 마지막 카드로 극적인 타협을 만들어 내는 정치 전략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의 단식은 국정 전환과 개각을 요구하며 원전 오염수 방류반대를 목적으로 시작했다.

이것은 이 대표의 주장이 아니고 이미 여당이 진행하고 있는 의제이다. 새로울 것도 없는 것으로 단식을 하겠다고 하니 주변의 지지도 국민의 관심도 받지 못했다.

오히려 본인의 사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함이라는 비난이 제기되었다. 비교적 긴 시간동안 단식 카드를 썼고 의지를 보였으니 이제 시간을 좀먹는 카드를 버려야 한다.

국면이 전환되지 못하였으니 실패한 카드다.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했고 윤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의 장관을 교체하는 부분개각을 진행했다. 여론의 소리를 듣고 전 정권에서 추진력을 인정받은 사람들을 기용했다. 잘 알려진 인물들을 기용하면서 별도의 메시지를 보내지 않아도 이들의 역량을 통해 정리와 진전을 기대하게 하였다.

이 대표는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당대표의 이미지를 공고히 한 것으로 시위를 종료하는 것이 맞다. 더 이상의 연장은 전략카드가 아니라 비난 카드가 될 것이다.

권력이 대통령실에 집중되고 있으니 여야의 컨트롤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야의 견제로 상호간 이해가 조정되며 올바른 정책이 구현되어야 하는데 작금의 여야의 모습은 대화조차 힘든 실정이다.

여야가 만남과 대화로 협치를 이루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서로를 무시하고 상대조차 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야당의 이 대표는 두 번째 구속영장을 마주하며 단식으로 대처하고 있는 상황이다. 입원해서도 단식을 고집하고 있으니 명분상으로도 대표를 찾아가 정상을 찾으려는 시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여당은 이 대표의 단식으로 국회가 파행되고 여야행보에 피해를 가져왔다며 책임을 떠넘기니 더불어 민주당에서는 바로 한 총리 해임과 내각의 총사퇴를 요구하는 강수로 응대하는 것이다. 누구도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고 문제를 풀려고 하지 않는다. 회피만 거듭하니 정치가 사라졌다.

국민들은 이들의 대화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이미 기대치는 사라졌고 먹고살기 힘든 현실에 눈앞에 문제를 해결하기 바쁘다.

정치의 가장 근간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상호간의 이해조정이다.

한 총리를 해임하라고 하면 당사자가 사퇴할 것인가, 윤 대통령이 들어줄 것인가. 누구도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이해조정은 상대의 상황을 잘 파악해야 한다. 조정의 간격이 어느 정도인지 알고 조정을 시도해야 타결이 이루어진다.

여야의 대화에는 조정의 의지가 없다. 민생도 정국도 외교도 보이지 않는다. 상대의 말에 꿇리지 않는 모습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과시하기 바쁘다.

대를 위해 한발 물러서기는커녕 조금도 밀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으르렁 거리는 모양새다.

국민의 대표로 뽑힌 그들이 진심 정치를 하고자 한다면 대립의 목적은 올바른 정책을 구현하는데 있어야한다.

자신의 안위나 당의 이익이 앞서고 있다면 그들의 목적은 다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치를 해본 경험이 없다. 이에 여야가 그 어느 정권보다 더 활발한 활동으로 정국을 이끌어가야 하는데 서로 바라보는 일조차 어려워하고 있다. 일개 개인이 아닌 정당대 정당으로 대화를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일면만 보고 기선제압에만 집중되어 있는 모습이 안타깝다.

대결 구도의 양극화로 유권자 자극에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정책구현을 위한 호소로 신뢰를 찾아야 한다.

시위와 집회가 아닌 대화와 소통으로 안건을 호소하고 정상적 과정으로 정책이 구현되는 모습으로 과거의 정치행태와 이별해야 한다.

김용훈 국민정치 경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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