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망은 또 다른 기회
  • 경북도민일보
실망은 또 다른 기회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23.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망은 누구에게나 힘든 시간이다. 실망은 참기 어려운 또 하나의 아픔이다. 또 어떤 실망은 이해가 가는 것도 있지만, 또 어떤 실망은 도저히 이해하기도 어렵고 삶의 희망이 근본적으로 흔들릴 때도 있다. 이렇게 실망은 견디기 쉬운 것이 아니기에 우리들이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인생의 과제이기도 하다.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마하트마 간디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변호사 개업을 준비할 때 일이다.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지배하고 있던 남아공 변호사협회는 온갖 구실을 만들어 간디의 개업을 방해했다. 이런저런 난관을 겨우 돌파하고 그가 법정에서 선서를 하는 날, 마지막 고난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법원이 그에게 터번을 벗을 것을 명령했던 것이다. 힌두교도에게 터번은 곧 자존심이라는 걸 알고 일부러 파놓은 함정이었다.

긴장된 시간이 흐르고 간디는 터번을 벗었다. 간디는 변호사 개업을 할 수 있었지만 이 때문에 두고두고 반대파에게 소신과 조국을 버린 사람이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간디는 왜 터번을 벗는 것을 선택했을까? 미국의 유명 변호사이자 작가인 수전 케인은 그 원인을 성격에서 찾는다. 간디는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천성적으로 소심하고 겁이 많았다. 그 대신 매사에 신중했고 자제력이 강했다.

만약 간디가 외향적인 성격이어서 터번 벗기를 거부하고 법정을 박차고 나왔다면 그가 훗날 인도 독립의 아버지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간디는 타인과 환경이 주는 현실적인 실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그 실망을 또 다른 기회로 선용했기에 지금까지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있었다.

항구에 들어오지 않는 배를 기다리며 속절없이 먼바다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인생의 폭풍우 치는 바다에는 내게 줄 아무것도 없으니 깨어진 꿈과 조각난 계획밖에 보이지 않는다. 매일의 나날은 슬픔으로 하루만 더 기다리자고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오늘날 어느 항구에는 들어오지 않는 배를 기다리며 과연 배가 돌아올까 조차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그렇다. 우리 주변에는 속절없이 항구에서 배를 기다리며 하염없이 실망하며 먼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한다. ”나는 구했으나 얻지 못했다. 나는 찾았으나 찾지 못했다. 나는 문을 두드렸으나 그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들이 살아 있을 동안에는 우리의 인생이 끝난 것이 아님을 기억하자.

사람들이 하는 실망은 자신이 잘못 생각하고 잘못 판단하고 행동해서 생긴 결과도 있다. 그러나 분명 이해가 가지 않는 알 수 없는 실망도 있다.

최초의 인간 아담과 하와에게도 약점이 있었고 그에게 내려진 형벌은 에덴동산에서 추방되는 것이었다. 아브라함에게는 가나안 땅이 약속되었지만 끝내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인생을 마감했다. 에서는 동생 야곱에게 속아서 팥죽 한 그릇에 장자의 기득권을 팔아버리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야곱은 자기 외삼촌에게 20년동안 몇 번이나 속고 사기를 당했다.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여자를 맞이하기 위해 14년을 노동하며 기다렸다. 홍해를 건너 광야를 지나 약속의 땅 경계선까지 간 모세도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멀리서 바라보며 죽었다. 다윗은 성전 짓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그러나 다윗은 그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그의 아들 솔로몬이 성전을 짓게 되었다.

‘이 외로운 길을 홀로 가네. 나 대신 가줄 사람 없이 나 스스로 걸어가야 하네’ 이 어둡고 캄캄한 길을 걸으면 언제 가는 찬란한 아침이 다가올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실망도 잘 이용하면 그 실망은 더 이상 실망이 아니라 희망이 된다. 때때로 실망이 어떤 사람의 얼굴에서는 웃음의 문을 열면 그 사람은 또 다른 문을 찾아 열고 그 결과 처음 찾아 헤맸던 것보다 훨씬 좋은 것을 얻는다는 것은 인생의 보물 같은 지혜가 아닐까?

실망이라는 손님이 찾아올 때 취해야 할 두 가지 단계가 있다. 첫째, 우리는 실망을 더 좋은 것으로 바꾸기 위해 긍정적인 생각이 필요하다. 마이너스 발상을 플러스 발상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기 때문이다.(로마서:28)

둘째, 눈에 보이는 것보다 실제는 그렇게 나쁘지 않음을 생각해야 한다. 엄정화의 노래 가사처럼 “세상 속 힘든 일 모두 지워버려, 슬픔은 잊는 거야 네버 크라이.” 그렇다. 실망하고 낙심하면 그보다 사태는 더 나쁠 수 있지만 보다 큰 희망을 품고 부정적인 생각을 걷어내고 좀 더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행동을 취한다면 실망은 또 다른 기회가 될수 있고 희망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나의 실망은 또 다른 하나님의 약속이 아닐까? 김기포 포항명성교회 담임목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