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난리판에 '친박 복당' 말할 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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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난리판에 '친박 복당' 말할 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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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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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에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를 면담했다. 촛불집회가 반정부시위로 격화되고, 경찰과 시위대 간의 충돌이 벌어지는 가운데 있은 면담이어서 획기적인 민심수습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발표된 내용은 `친박 당선자’의 한나라당 복당 뿐이다. 한심하다. 지금 한가하게 친박 복당 운운할 때인가?
 물론 민심수습책이라는 게 한순간 나올 성질은 아니다. 강 대표가 민심을 모아 당차원의 수습책을 건의했을 테고, 이 대통령으로서도 당 뿐만 아니라 각계 의견을 수렴해 수습책을 내놔야 할 처지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이미 이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담화를 발표했기 때문에 웬만한 내용으로는 민심수습이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나 `친박 복당’은 너무했다. 친박 복당이 한나라당 현안이기는 하지만 지금의 시국과는 동떨어진 `집안문제’일 뿐이다. 국민들은 친박이 복당하건 말건 관심을 쏟을 계제가 아니다. 그건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 간 권력다툼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4·9 총선이 끝난지 두 달이 다 되도록 이 문제를 질질 끌다가 쇠고기 난국이 빚어진 와중에서 복당을 허용키로 했다는 발표다. 이러니 민심이 멀어질 수밖에 없는지 모른다. 박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온나라가 난린데 친박 의원들과 한가하게 만나 밥이나 먹는다면 그게 지도자가 할 일인가? 이명박 정부에 대한 책임은 친박에게도 있는 법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이 마침내 20% 아래로 추락했다. 대통령이 정책수행이 불가능해졌음을 말해주는 수치다. 쇠고기 파문을 극복하지 않고는 어떤 정책도 먹혀들지 않는다는  `빨간불’이다. 친박 복당 운운할 게 아니라 쇠고기 난국을 헤쳐나갈 민심수습에 몰두해야 함을 의미한다. 정권과 임기를 건 각오가 묻어나와야 한다.
 민심수습의 지름길은 이미 나와 있다. 쇠고기 협상을 망친 장본인들을 경질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서민들을 슬프게 한 부동산 투기 각료· 청와대 참모, 촛불시위 와중에 등산갈 계획을 잡았던 얼빠진 참모들이 모두 대상이다. 이 대통령이 심기일전해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가 국민에게 전해져야 한다. 거기에는 `침묵은 금’이라는 교훈의 실천도 포함된다. 지도자는 언행을 무겁게 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씀도 깊이 새겨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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