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 3사가 시청률을 잡겠다는 지상 목표 때문에 시청자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편성인가.
MBC TV `이산’의 종영 일정이 몇차례 바뀌면서 경쟁사들의 편성 전략 역시 우왕좌왕하는 일대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KBS 2TV `최강칠우’가 첫 회를 17일로 미룬 데 이어 이번에는 SBS TV `식객’도 첫 회 방송을 하루 늦출 태세다. 게다가 KBS와 SBS는 이들 드라마를 17일에 1회만 방송할 것인지, 2회 연속 편성할 것인지를 놓고도 여전히 고민 중이다.
9일까지만 해도 `도쿄, 여우비’의 후속으로 `식객’을 16일부터 방송하겠다고 밝혔던 SBS는 방송을 한 주 남짓 앞둔 10일 현재 `식객’의 첫회 방송일자를 17일로 미루는 방안을 온종일 검토 중이다.
`이산’과 정면승부를 하자는 쪽과 `이산’의 마지막회는 피해야한다는 쪽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오후 4시25분 현재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식객’은 현재 방송되고 있는 예고편에서 첫회 방송일자를 못박지도 못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앞서 KBS는 9일부터 선보일 예정이었던 `최강칠우’를 첫 회 방송 불과 나흘 전에 갑자기 한 주 미루며 부랴부랴 특집드라마 `살아가는 동안 후회할 줄 알면서 저지르는 일들’을 대체 편성했다. 그리고 10일 현재 `최강칠우’의 17일 2회 연속방송을 검토하고 있다.
KBS 관계자는 “SBS가 17일 `식객’의 2회 연속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져 `최강칠우’도 이날 2회 연속 방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소동은 물론 `이산’에서 비롯됐다. KBS와 SBS는 각기 새로 론칭하는 드라마를 시청률 30%짜리 `이산’, 특히 관심이 집중되는 `이산’의 마지막회와 맞붙이고 싶어하지 않는 것.
`이산’은 당초 10일 종영 예정이었으나 이명박 대통령의 `국민과의 대화’가 9일로 예정되자 종영을 한 주 뒤로 미뤘다. 그러다 `국민과의 대화’가 취소된 5일에는 다시 마지막회의 방송 시점을 10일로 되돌리는가 싶더니 금세 이를 번복하고 16일에 배치했다.
이 과정에서 MBC는 `이산’의 특집 방송을 마지막회의 전과 후인 10일과 17일에 편성하는 전략을 택했다. 10일에는 `이산’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담은 `한 편으로 보는 이산 - 최종회를 앞두고’가 방송되고, 17일에는 `이산’의 촬영일지를 담은 `이산스페셜’이 전파를 타는 것.
SBS 관계자는 “오전부터 `식객’의 첫 회 방송 시점을 놓고 회사 전체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예고편에도 첫 회 방송일자를 고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대혼란의 원인 제공을 한 MBC는 느긋한 입장이다. MBC 관계자는 “`이산’의 종영시점이 뒤바뀐 것은 `국민과의 대화’가 갑작스럽게 취소된 탓”이라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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