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묶인 어선들 언제까지 쳐다봐야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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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묶인 어선들 언제까지 쳐다봐야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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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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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동해안의 주요 항·포구마다 꽉 찬 어선들로 빈틈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고기떼를 찾아 몰려든 어선들이 아니라 고기잡이를 포기한 어선들이 떼를 지어 서있는 모습이어서 큰 걱정이다. 포항·영덕·경주·울진의 항·포구엔 수협에 등록한 전체 어선의 60~70%에 이르는 어선들이 이렇듯 발이 묶인 채 희망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포항수협만 하더라도 등록어선 860여척 가운데 출어포기율이 59.3%에 이른다.지난 10일 현재 상황이 이러니 출어 포기 어선은 점점 더 늘어만 날 게 뻔해 보인다.
 출어 포기율의 급증 원인은 두말할 것도 없이 치솟기만 하는 기름값이다. 이를 실감할 수 있는 표본이 고유황 경유값이다. 지난달 드럼당 평균값이 19만8160원이었다. 1년 전엔 10만900원이었다. 사실상 갑절이 오른 것이다.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고유황 경유는 전체 어업용 기름의 64%를 차지한다. 소형어선들의 주원료란 이야기도 된다. 구룡포수협의 경우 근해채낚기 통발어선 135척 가운데 겨우 4척만이 조업을 하고 있다고 보도됐다. 더 이상 무슨 사례가 필요한가.
 20t이상 오징어채낚기 어민들 사이에 경쟁이 뜨거웠던 러시아 어장 출어포기 또한 마찬가지다. 당초 경북에서는 40척 출어가 예상됐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이 포기한 상태다. 포항수협의 경우 배정된 2척마저 선주들이 출어를 망설이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연초까지만 해도 드럼당 13만원대이던 면세유가 22만원대로 치솟은 탓이다. 큰 배건 작은 배건 출어 경비조차 건질 수 없는 상황에선 숫제 시동을 끄는 것이 되레 사는 길이란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돼있다.
 어민들은 정부의 지원 확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현재의 지원 한계는 경유 ℓ당 1800원이다. 이 기준에서 400원을 낮춰 초과 상승분을 유가 현금환급금으로 지급해 달라는 것이다. 전국어업인연대는 드럼당 8만~10만원 초과분에 대한 현금 보전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측은 물론 난색이다. 다른 분야와 형평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대신 중·장기 간접 지원 강화 대책에 눈길을 던지고 있는 모양이다. 어민들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꺼야 하는 판인데 정부는 중·장기 대책 카드만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래저래 딱한 노릇이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기름값에 발묶인 어선들을 바라보고만  있을 것인가. 9~10월 성어기는 곧 돌아온다. 그 때가 되면 지금보다 더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어선은 고기를 잡아야 어선이 아닌가. 당국은 더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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