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초소 육안 검사 일삼다 사병잡은 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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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초소 육안 검사 일삼다 사병잡은 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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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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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첨단과학 정예군 육성을 입버릇처럼 되뇌어온 국군의 허상을 한눈에 드러낸 일이 결국 터지고 말았다. 해병1사단 해안경계대대의 초소 붕괴 사고다.
 이 사고로 생때같은 사병 3명이 횡액을 당하고 말았다. 그 원인이란 게 어처구니 없다. 지은 지 30~40년 된 해안초소를 맨눈으로 대충 안전진단하고는 “이상 무” 해버린 관행이다. 비록 철근 축조물이라 하나 노후화가 빠른 해안이란 특성을 제쳐놓은 탓이다. 이게 첨단과학군의 실상이다.
 한국의 국방예산은 세계 11위다. 스웨덴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의 보고서에 따르면 그렇다. 올해 국방 예산은 26조6490억원이다.이 가운데 작전시설개선비는 230억원이다. 바람조차 불지않아도 저절로 무너져내리는 초소를 고칠 돈이 없는 게 아니다. 예산 배정을 잘못한 것이다. 병영생활관, 사단본관 같은 행정시설 개선에만 정신을 팔다보니 정작 최일선 초소는 관심 밖이었던 탓이다. 안전불감증과 앞뒤를 뒤바꾼 의식의 혼선이 얽혀 빚어진 게 이번 사고랄 수 있겠다.
 군(軍)은 무엇보다도 유비무환(有備無患) 정신이 뿌리박혀야 하는 조직이다. 전·후방 어느 한 곳이라도 구멍이 뚫리면 곧바로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사태가 벌어지게 마련이다. 북한 간첩이나 특수부대 요원들의 침투사건이 그 생생한 증거다. 이를 감시하고 저지하는 최전선이 경계초소다. 소홀히 여길 대상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젠 군지휘부의 발상을 바꿔야 한다. 행정시설 현대화도 좋지만 사병 한 사람, 한 사람의 안전을 소중히 여기는 의식이 앞서야 한다. 입으로만 “안전”을 외치면 뭣하나. 그 안전을 뒷받침할 조치가 따르지 않는다면 어떤 화려한 수사도 헛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번에 입증되지 않았나.
 국민들은 우리의 해병대를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긴다. 해병 장병들도 “군복무를 할 바에야 해병대에서”를 다짐하기 때문에 경쟁이 뜨겁다. 재수, 3수를 하는 청년도 있다. 이들을 지켜주는 지휘부가 돼야 한다. 고치고 신축할 것은 관할 13개 해안초소 뿐만이 아니다. 상처입은 그들의 자존심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 또한 시급하다.
 이참에 해병대 뿐만 아니라 전군의 최일선 시설물에도 정밀하게 안전진단을 실시해야 되리라고 본다. 초소 근무중에 내려앉는 천장에 깔려 희생되는 사태는 한번도 많다. 이토록 열악한 근무 환경에 아들을 보내놓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지 않을 부모는 없다. 군 지휘부는 하루빨리 인식을 바꿔 현실의 심각성을 통감하고 그에 상응한 조치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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