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에 `성과주의’ 산물 남기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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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에 `성과주의’ 산물 남기려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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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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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은 하나뿐인데 그 곳에 건설하겠다는 시설물은 참으로 많다. 영일만대교, 인공섬, 해저터널 이야기가 나오더니 이제는 `영일만 횡단도로’까지 도상에 오르는 모양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영일만 횡단도로나 해저터널은 같은 이야기다. 1980년대, 1990년대에 검토했다가 서류함에 넣어뒀던 사업안을 다시 꺼내든 것에 지나지 않는다. 흥해읍 용안리~동해면 발산리를 잇는 도로를 건설한다는 발상이다. 바다를 가로지르는 도로인 만큼 교량 1.7㎞에 해저터널도로 5.5㎞로 구성된다. 결국 11㎞에 걸친 영일만대교의 꿈이 증발해버린 사실을 덮는 다른 설명일 뿐이다.
 영일만 개발 사업 계획들이 백화제방(百花齊放)하듯 하는 바람에 남은 것은 혼선뿐이다. 계획만 무성하고 실행은 없는 데다 그 위에 덧씌우기를 하고 있으니 당연한 현상이다. 이 때문에 일반 포항시민들은 말할 것도 없고 포항시의회 의원들조차 헷갈리고 있는 판이다. 용역비 2억원이 무엇에 쓰는 것인지도 모른 채 지난 23일 원안대로 통과시킨 게 포항시의회 도시건설위였다. 집행부나 시의회나 구름 위에서 신선놀음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이런 추경예산안 심의도 있을 수 있겠나 싶다.
 사업계획 자체가 이렇게 널뛰듯 하고 있으니 사업비 또한 출렁거릴 것은 뻔 한 일이다. 당초 3조5000억원을 잡았다가 6조원까지 치솟는가 하면 다시 2조500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사업 예산안이 6조원까지 치솟은 것은 포항이 대통령 배출 도시라해서 김칫국부터 마신 탓일 게다. 6조 원은 커녕 당초 예산 규모보다 1조원이나 줄여잡고 있는 처지가 아닌가. 이나마도 떠맡겠다고 선뜻 나서는 민간 기업이 있기나 한 것인지 의문투성이다. 사업비 전액을 국비로 추진하겠다더니 고무줄놀이하듯 `조’단위 예산을 늘렸다 줄였다하는 배포와 솜씨 또한 놀랍다. 완공시기도 멋대로다. 11㎞ 왕복4차로 영일만대교를 2013년 완공하겠다고 해놓고 해저터널도로로 바꿔 2016년에 마무리하겠단다. 이나마도 그때 가봐야 알 수 있는 문제일 것이다.
 포항시는 왜 이렇게 천방지축(天方地軸)인가.성과주의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기까지 하다. 이러다간 영일만 개발은 법정 임기 안에 `한 건’ 올려야 한다는 조급증의 희생물이 될 위험을 안고 있다. 디딤돌만 튼튼히 놓아도 절반의 성공은 거두는 게 아닌가. 지난날을 되돌아보자. 실적 경쟁에 희생되어 부실시공으로 끝난 시설물들이 어디 하나 둘인가. `두바이’를 영일만에 옮겨놓겠다고 했지만 정작 두바이는 널뛰기의 산물이 아니었음을 되살려 기억하기를 기대하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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