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포항신항 11선석 준설비용 떠맡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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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포항신항 11선석 준설비용 떠맡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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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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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실한 국가항만시설을 견디다 못해 이용업체가 공사비를 떠맡아 재시공하려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1982년 시공된 포항신항이 바로 그 문제의 항만이다. 경북도민일보에 따르면 포항신항 1부두 11선석 항만의 수심이 낮아 제대로 짐을 풀지 못해온지가 무려 23년이나 된다. 선박들은 일단 10선석에 접안해 원자재를 일부 내리고 나서 다시 11선석으로 옮겨가 나머지를 푸는 방법을 써왔다는 이야기다. 결국 10선석이 두개라는 이야기와 다를 게 없다. 이쯤되면 인고(忍苦)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참으로 궁금해질 지경이다.
 비효율의 상징물처럼 돼버린 11선석의 기능을 바로잡기 위해 포스코가 수심늘리기 공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현재 18.0m보다 1m를 더 파는 준설공사 비용을 떠맡겠다고 포항지방해양항만청에 승인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설계용역비와 준설공사비용은 70억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제껏 “예산이 없다”고 강건너 불구경하듯 해온 포항지방해양항만청으로선 마다할 까닭이 없겠다.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서도 큰 짐을 덜게 됐으니 홀가분하기만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는 분명히 민폐인 것만은 틀림없다.
 물깊이 문제가 풀리고 나면 당장 포스코를 비롯한 포항철강공단 업체들의 손실 비용이 줄어들게 된다. 한번에 할 수 있는 일을 두 차례에 나눠하느라 해마다 20억원이 넘는 돈을 헛되이 써왔다는 것 아닌가. `목마른 사람이 샘 판다’는 속담이 국가항만공사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현상을 지켜보는 포항시민들의 마음은 가볍지 않을 것이다. 1980년대 설계서에도 15만톤급 배가 접안토록 돼있다는 데 공사후 전면수심이 낮아져 제대로 정박할 수 없다면 그 잘못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가.
 담당관청은 졸속공사를 밀어붙여놓고서도 부작용은 나몰라라 해왔다. 공사를 맡았던 업체가 설계대로 공사를 한 것인지도 의문이 생긴다. 이에따라 20여년에 걸쳐 쌓인 물류비 손실은 줄잡아 500억원은 훨씬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포스코가 자체 자금 70여억원을 들여서라도 준설공사를 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그 타당성이 충분하다 하겠다.
 쓸모 없는 항만시설과 마찬가지가 되어버린 포항신항 11선석의 기능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포항 뿐만 아니라 경북도내 다른 지자체엔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과연 없을 것인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가 없다. 현상만 보면 혈세를 쓰는 관청이 하는 하는 일에 믿음을 가질 수가 없는 까닭이다. 주민의 믿음을 잃은 행정이 갈길은 뻔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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