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갈구하는 현대인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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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갈구하는 현대인의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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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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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섭 조각전 `조각에서 표현된 신체-그리움’  
30여점 작품 통해 추상주의 조각 특성 나타내  
부부
 
 현대 조각의 특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전시회가 마련된다.
 포항문화예술회관이 기획한 `조각에서 표현된 신체 - 그리움 전’이 11~25일까지 문화예술회관 1층 로비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회는 지역 조각가 이동섭 씨의 인체 표현 조각 작품 30여점을 통해 사실주의 조각과 현대조각의 주된 속성인 추상주의 조각의 특성을 보여준다. 덕분에 사실주의 미술에서 추상주의 미술로 넘어가는 과도기 미술 흐름도 파악할 수 있을 듯하다.
 또한 작품 `토르소’ `기다림’ `태몽’ 등은 컴퓨터와 TV 등 대중매체로 인해 신체적 자유를 상실해가는 후기산업사회의 모순을 표현한다. 멀쩡한 사지를 갖고 있어도 자유로운 몸짓을 할 수 없는 현대인의 초상을 `토르소’로, 산업사회의 공해와 오염으로 아이를 낳을 수 없게 된 여인의 아픔을 `태몽’을 통해 그려낸 것.
 포항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지난 4월 추상주의 미술을 보여준 `현대미술 기획전’과 5월 사실주의 중심의 사진전을 통해 양자 미술의 특성을 한 눈에 파악했을 것”이라며 “이번 작품 전시를 통해 구상에서 비구상으로 전환되어가는 현대 미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식을 비롯한 전시기간 동안 작가와의 수시 만남을 통해 전시작품의 조각사적 위치와 특징을 설명할 예정이다. 개막식은 11일 오후6시30분.
 한편 한국미술협회, 포항조각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 작가는 현재 에버랜드미술학원 및 도자기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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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신체 통해 차갑고 따뜻한 세상 새겨내”
 
미술작품 쉽게 이해하기
미학박사·포항문예회관 기획홍보담당  허정선
 
 △추상조각의 이해
 원래 조각은 평면적인 회화와 달리 양감을 갖는 입체적 미술장르입니다. 조각가는 자신이 선택한 재료를 가지고 조각하거나(carving) 살을 붙이면서(modelling) 자연과 세상을 통해 알고 느낀 것을 자신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표현합니다.
 20세기 이전까지 조각가들은 대체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는 사실주의적 재현에 충실하려고 했었죠. 감상자는 작품 속에 표현된 대상이 무엇인지 금방 알아볼 수도 있었죠. 그러나 20세기 들어서면서 조각가들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지 않고 추상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엔 세상이 너무 복잡하고 다양해진 것이지요. 그래서 표현대상이 사물이든 사람이든 겉모습을 다 묘사하지 않고 대상의 특성을 대표할 수 있는 엑기스만을 뽑아(abstract) 그 속모습(본질)을 표현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어떤 사물이나 사람의 외형을 과감히 생략하고 간단히 묘사했고, 여기서 형태나 색채의 왜곡(deformation)과 변형(transformation)이 필요하게 되었죠.
 
 △이동섭의 조형세계 - 기계, 매체, 신체, 그리고 `그리움’
 이동섭 조각가 역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기보다 형태나 색채의 왜곡과 변형을 표현대상에 투여시켜 외형의 과감한 생략과 축약어법을 조형적으로 구사하고 있습니다. 이 작가는 다양한 신체를 통해 작가는 차갑고 따뜻한 세상을 그려냅니다.
 이 작가의 차가운 세상에 대한 표현은 기계매체시대에 대한 부정으로부터 비롯됩니다.
 오늘날 기계기술력(technology)에 의해 변모된 삶의 양식으로 인간의 자유로운 신체활동을 상당 부분 제한시켜왔지요. 이 작가는 `토르소’ `기다림’ `태몽’등의 연작을 통해 기계에 예속된 신체를 그려냅니다.
 그러나 그는 우리에게 차가운 세상에 절망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밝은 미래를 꿈꾸게 합니다. 한 마디로 말해 그의 작품은 희망적입니다. `그리움’ `기다림’ 연작은 부정적 현실 가운데에도 희망의 출구를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그의 낙천적이고 성실한 품성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작가가 느끼는 따뜻한 세상은 이렇게 표출됩니다.
 현대미술의 상당부분이 현실을 비판하지만, 그 다음 세계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지요. 하지만 작가는 날카로운 비판의식과 더불어 관람자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안겨줍니다. 현대미술의 조류에 주관 없이 편승하지 않고 따뜻한 세상을 조각하는 이동섭 작가에게 무한한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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