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은행나무들은 무엇을,누구를 기다리고 저토록 멋지게 자신을 가다듬는 것인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책갈피에 꽂을 잎새를 줍는 소녀들의 손길인가.아니면 노랗게 물든 잎새에서 눈길을 거두지 못하는 `글쟁이’들의 찬탄인가.실제로 이런 글귀가 있다.“어느틈에 그처럼 곱고 찬란한 황금빛으로 물들어 버렸는지 그저 눈이 부시고 신기해서 나는 황홀한 눈으로 낙엽진 은행잎을 바라다보며 한동안 망연히 서있었다.<손소희/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
은행나무가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보여주는 매력 포인트는 또하나 있다.은행 열매다. 열매는 약으로도 귀하게 쓰이고 ,먹을거리로도 인기 만점이다.때문에 나무 밑에 떨어진 은행 열매를 줍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않는지 열매를 따려고 온갖 수단을 다 쓰는 사람들을 보기는 어렵지도 않다.서푼짜리 발차기 솜씨를 뽐내보기도 하고 기다란 작대기를 휘두르기도 한다.심지어는 벽돌장을 주워와 나무줄기를 마구 두들겨 패는 사람들도 있다.나무야 상처를 입건 말건 내 알 바 아니라는 심사가 엿보인다.
은행 열매를 대접하는 방법이 지자체마다 달라 흥미롭다.포항남구,구미같은 곳은 개방형이다.누구든 신고하고 교육만 받으면 따갈 수 있다.교육이라고 해봤자 교통사고 조심하기,나무에 상처 안입히기 정도다.몇 년 째 대한노인회에 맡겨 복지에 쓰게하는 대구시는 채취금지다.따라서 함부로 따면 범법자가 되고 만다.적용할 법규정이 있으니 당연히 형량도 있게 마련이다.그래도 은행 열매 때문에 징역 몇 년,벌금 얼마 소리를 하는 일부터가 너무 박절한 것만 같다. 김용언/언론인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