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로 가짜 농사꾼 17만 배불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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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로 가짜 농사꾼 17만 배불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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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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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의 가짜 농사꾼17만3947명에게 혈세 1683억원이 돌아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호미자루 한 번 잡아본 적 조차 없는 사람들이 쌀 소득보전 직불금을 이렇게 많이 타간 것이다. 농림수산식품부가 한나라당 정해걸(군위·의성·청송)의원에게 제출한 2006년도 현황내용이다. 2006년 쌀소득보전직불금 수령자는 99만8000명이 넘지만 이 가운데 가짜 농사꾼이 17만명이라는 이야기다.
 더욱 한심한 것은 부당한 신청 사실이 들통나 환수당한  금액은 고작 0.2%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금액으로는 4억5651만 원이다. 대한민국 행정이 편법에 이렇게 속절 없이 놀아나는 수준인가. 직불금을 불법으로 받아낸 사람들은 각계에 걸쳐 있다. 회사원 10만 명, 공무원 4만 명이 주류를 이룬다. 이밖에 공기업 종사자,언론인, 임대업자들도 들어 있다. 이들의 소득을 보면 부러움을 한몸에 받을 사람들도 수두룩하다.1년  평균소득이 6000~7000만원 선인 금융계 종사자만도 8000명이 넘는다. 이른바 `잘 나가는’전문직 종사자만도 2143명이다. 국민의 공복이라는 공무원들은 무엇이고, 입만 열면 사회정의를 부르짖는 언론인들은 왜 그 가운데 들어 있는가. 자신의 직업을 자랑스럽게 여기기보다는 돈 몇 푼에 스스로 자신의 얼굴에 먹칠하고 다니는 부류들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할 것이다.
 지금 농민들은 늦더위 탓에 가을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경북도 발표에 따르면 9월말 현재 도내 저수지 5588곳의 평균 저수율은 68.9%다. 저수율 91.3%를 기록한 지난해는 예외로 친다해도 평균 78.4%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안동댐에서부터 임하댐, 영천댐, 성주댐, 운문댐, 경천댐에 이르기까지 도내 주요댐들의 현상이 모두 한 가지다. 안동댐 상류의 도선들이 운항을 중단한 사실만 봐도 가을 가뭄의 심각성을 미뤄 알 만하다.
 농민들은 가뭄이 오래 계속돼 내년 봄 농사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고 있다. 농민들은 이렇듯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다시피한 실정이다. 그런데도 손 끝에 흙 한 번 묻혀 본 일도 없거니와 잡초 한 포기 뽑아 본 일조차 없는 사람들이 직불금을 타먹는다는 사실을 용납할 수 있겠는가. 혈세를 땅부자, 투기꾼들에게 퍼 준 정부의 허술함은 당연히 바로 잡혀야 한다.
 혈세를 엉뚱한 사람들에게 풀어 배를 불려 주는 일이 되풀이 돼서는 안된다. 이런 측면에서 쌀 소득보전 직불금제도의 기본 정신을 살려 제도의 미비점을 손질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은 타당하다. 또한 혈세를 잘못 쓰고도 `쉬쉬’하려 한 자세는 지탄받아 마땅한 것이다. 걸핏하면 내세우는 `대외비’가 여기에 해당되는 것이기나 한가. 농사 안짓는 가짜 농사꾼들에게 돌아갈 직불금이란 있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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