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대우조선 인수`자격박탈’
  • 경북도민일보
포스코의 대우조선 인수`자격박탈’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08.1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진수/부국장
 
 포스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서 탈락했다. 가장 유력한 인수자로 평가된 포스코의 탈락은 뜻밖이다. 특히 인수전 `자격박탈’이라는 불명예는 포스코의 이미지를 크게 훼손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의 새 주인은 한화와 현대중공업 중에서 가려지게 됐다.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지난 16일 “포스코의 참여는 입찰 절차의 공정성을 크게 해칠 수 있다”며 입찰 자격을 거부했다.
        
   - 포스코, 용 한번 못 써보고 낙마

 포스코는 이에 앞서 G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 마감시한인 지난 13일 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당일 오후 GS가 컨소시엄 파기를 선언했으며 이후 포스코는 입찰 제안서를 단독 제출했으나, 결국 입찰 공정성에 낙마했다.
 포스코는 한국경제 발전의 중심축이었다. 
 1968년 영일만에서 출발해 40년이란 세월을 포스코라는 이름 하나에 대한민국의 경제를 가늠케 했기에 이번 인수전의 자격박탈은 심한 허탈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포스코의 실패는 한마디로 부적절한 `동맹’에 있었다. 당초 단독 참여를 추진하다 자금 안정 등의 이유로 GS와 전략적 동맹을 맺었다. 그때만 해도 `범의 어깨에 날개’를 단 형세였다. 대우조선 인수는 `떼어 놓은 당상’이라는 말도 나돌았다. 그러나 동맹은 깨지기 쉽다는 속성이 포스코에 적용됐다. 입찰 제안서 서류에 도장밥이 마르기도 전에 GS는 인수전 참여를 포기했다. GS는 “인수 가격에서 포스코와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고 계약 파기 이유를 설명했다. 동맹이 깨지고 만 것이다. 포스코는 뒤늦게 단독 입찰을 제안했으나 심판인 산은이 보여준 것은 자격박탈이라는 `빨간 딱지’였다. 천하의 모든 것을 다 녹이는 용광로인 포스코가`용’한번 써보지 못한 것이다. 참으로 허무하게 끝났다.
 육상경기에 출전한 선수가 출발도 하기 전에 부정시비에 휘말린 것이나 다름없다. 인수전을 지휘한 포스코 고위 관계자들의 전략적 실책이다.
 당초대로 단독 참여를 추진했다면 적어도 결승전을 향해 힘차게 출발했을 것이다.
 포스코는 지난 40년 간 오직 `쇳물’이라는 외길을 걸어왔다. 그리고 한국경제를 쌀 찌우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영일만의 기적은 세계적 찬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윤리 경영, 기업이윤의 사회환원, 다양한 자원봉사 등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40년 만의 첫 외출에서, 조선 산업에 진출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야심찬 프로젝트가 일순간 깊은 바닷물에 수장된 것이다.
                  
   - 천우신조가 찾아올 지
 
 포스코는 수년 전부터 인도 및 베트남의 일관제철소 건설에 따른 해외진출을 추진해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 공장 착공도 하지 못하는 등 지지부진한 상태다. 주변에서는 `되는 것이 없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번 인수전에는 제대로 평가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무너졌다.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포스코라는 자긍심 하나로 20여 년 동안 회사에 몸담아 왔는데 이번처럼 허탈한 적은 없었다”며 자조섞인 한탄을 내뱉었다.
 누가 알겠는가. 한화와 현대중공업과의 2파전이 인수가가 낮아 혹시 유찰될지. 그리해 포스코에 재입찰의 기회가 찾아올런지.
 포스코를 사랑하는 포항시민들은 그런 `천우신조’를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