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확장공사를 하면서 최근 5년 동안 추가 지출한 공사비는 모두 563억 원이다. 해마다 100억 원이 넘는 돈이 추가공사비 명목으로 새나갔다는 이야기다. 이를 위해 64번이나 설계변경을 했다. 공사는 12건이었으니 평균 5번 넘게 설계를 바꾼 꼴이다. 그 대표급이 안강~청령~현곡 구간은 17.7㎞ 공사다. 안강~청령은 20회, 청령~현곡 구간은 18차례나 설계변경을 자행했다. 구룡포~대보 12.1㎞의 4차선 확장공사도 17차례나 설계를 바꿨다. 이에 따라 당초 도급액 655억 원의 24.6%에 해당하는 공사비가 추가로 들어갔다.
이럴 바에야 설계도면이 왜 필요하고, 입찰은 또 왜 해야 하는지부터가 의문이다. 낮은 가격으로 입찰해 공사를 따내면 설계를 바꿔 공사비를 부풀리는 수법은 관행으로 굳어버렸다. 모든 건설공사에 수십 년간 두루 통용돼 온 수법이다. 그렇다면 혈세를 관리하는 관청에서 이를 모를 리가 없다. 알면서도 눈감아 주는 것인가. 묵인은 유착 의혹을 부른다. 예컨대 2년 전 끝났어야 할 구룡포~대보 확장공사는 아직도 `공사중’이다. 총공사비가 300억 원이라니 구린내가 풍긴다는 의혹을 품게 된다. 모든 공사가 이 지경이다. 의혹은 착각이기만을 바란다.
그런가 하면 경북도내에서 땅속으로 새는 상수도 누수율은 평균 25.6%다. 상수도 보급률은 68.21%에 지나지 않는데 이렇게 많이 샌다면 문제치고는 큰 문제다. 게다가 40~50%대 누수현상은 도내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의성·고령이 50~48%이고 문경·영주가 40%대에 걸쳐있다.
수돗물 누수의 큰 원인은 낡은 수도관이다. 시뻘겋게 녹슬고 삭아 구멍 뚫린 수도관에 돈 들이는 게 아까워 절반 가까운 수돗물을 땅속으로 흘려보낼 바에야 상수도는 무엇하러 보급하는지부터가 의문이다.
문제는 소규모 수도시설(간이 상수도)에서도 발견된다. 포항만 하더라도 4개 가운데 1개 꼴로 식수 수질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장기면, 죽장면, 기계면 일대 주민들이 부적합률 25.8%나 되는 먹는 물을 마시고 산다는 이야기다. 포항뿐만이 아니다. 군위·예천·영주·의성·구미가 모두 부적합률이 높은 편이다. 간이상수도라고 혈세가 안 들어가나. 곳곳에서 줄줄 새는 혈세가 정말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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