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 첫사랑에 아파하는 `제임스 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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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적 첫사랑에 아파하는 `제임스 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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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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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7시리즈는 냉전기인 1962년 첫번째 영화 `007 살인번호(007 Dr. No)’이후 액션 첩보영화의 큰 획을 그으며 한편 한편 나올 때마다 엄청난 흥행수익을 올리며 전세계 영화팬들로부터 사랑받아왔다. 1990년대 들어 냉전기가 사라지면서 `예전만 같지 못한 모습’을 보여주던 007이 22번째 영화 `007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 택한 것은 현대적인 액션 블록버스터. 지난 20번째 시리즈 `007 어나더데이’에서 악의 세력으로 북한의 강경 민족주의자들을 택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22번째`007 시리즈’ `카지노 로얄’ 완결편
화려한 추격신 더해진 액션 블록버스터 `007 퀀텀 오브 솔러스’
 
  46년간 이어져온 007시리즈는 1962년 1편 `007 살인번호’를 시작으로 냉전시대 승승장구하다 1990년대 들어 주춤했다.
 21세기에 진입하면서 마침내 시대변화를 인식하고 전략을 바꿨다. 007 시리즈의 개성을 미련없이 버리는 대신 현대적인 액션 블록버스터 편에 섰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는 007의 계보를 잇는 22번째 영화다. 21편 `007 카지노 로얄’에서 등장한 서민적인 제임스 본드는 1년 여만에 나온 22편에도 그대로 등장한다. 주도면밀한 슈퍼영웅이자 바람둥이가 아니라 지독한 사랑에 빠져 본업마저 팽개치는 본드다. <사진>
 `카지노 로얄’로 구미권에서 제대로 흥행한 제작진의 자신감 때문인지 `퀀텀 오브 솔러스’는 `카지노 로얄’의 속편 느낌이 강하다. 줄거리도 `카지노 로얄’에서 바로 이어진다.
 연인 베스퍼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강렬한 복수심에 휩싸인 본드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M과 함께 미스터 화이트를 심문하던 중 베스퍼를 죽게 한 배후에 거대하고 위험한 조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본드는 단서를 찾아 아이티로 향한다. 그는 아이티의 독재자 메드라노 장군에게 가족을 잃은 여자 카밀을 만나고 메드라노에게 줄을 대고 있는 도미닉 그린이라는 남자를 발견한다.
 도미닉 그린에게서 수상한 점을 발견한 본드는 그를 쫓기 시작하지만 M은 본드가 점점 막무가내로 행동한다고 판단해 그를 소환한다. 본드는 명령을 거부하고 단독 행동에 나선다.
 21편에서 시리즈 역사상 최대 제작비인 1억5000만달러를 투입했던 제작진은 이번에는 그쯤도 우습다는 듯 2억20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과연 화면에서는 돈 냄새가 물씬 풍긴다. 화려한 자동차 추격신은 기본으로 도입부에 들어가고 긴박한 보트 추격신에 아찔한 고공전투가 이어지면서 육해공을 확실하게 장악한다. 본드가 넘나드는 국경이 얼마나 되는지는 굳이 셀 필요도 없다.
 다만 일부 서구 평론가들이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를 연상시킨다”는 평을 내놓은 것처럼 `007 퀀텀 오브 솔러스’는 말장난이나 폼 잡는 시간을 줄이고 시각적 스타일과 품위를 지키면서 방정맞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차별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문제는 중반부까지 복잡한 줄거리를 우아하게 전개시키느라 긴장감이 풀어지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 이야기의 맥이 단번에 잡히지 않고 007치고는 짧은 러닝타임인 106분이 길게 느껴질 정도로 지루하다.
 21편에 이어 본드 역을 맡은 영국 배우 대니얼 크레이그는 자신감에 차 보인다.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그는 능수능란하고 남성미 강한 모습보다는 침착하고 냉정하며 목적의식이 강한 본드 캐릭터를 만들었다. 또 본드의 상관 M 역의 주디 덴치는 영국 대표 여배우다운 카리스마를 풍긴다.
 메가폰을 잡은 마크 포스터 감독은 할리 베리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긴 `몬스터볼’,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한 `스트레인저 댄 픽션’, `피터팬’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네버랜드를 찾아서’(2004년) 등 각양각색 영화들로 채워진 필모그래피에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또 다른 영화를 추가했다.
 15세 이상 관람가.
 


 
추천비디오  `007 어나더데이’ 
 
북한 특수요원과 제임스 본드, 불꽃 튀는`한판’
 
  2002년 마지막날 국내 개봉했던 `007 어나더데이(007 DIE ANOTHER DAY)’. <사진>
 국내 개봉전부터 한반도 왜곡묘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작품이다. 당시 일부에서는 `어나더데이 안보기 운동’이 전개되기도 했었다.
 그도 그럴 것이 `007 어나더데이’에서 택한 악의 세력은 북한의 강경 민족주의자들. 북한군 장교가 자신의 아버지를 무참하게 죽이고, 한국의 농촌을 70년대 풍경으로 그려낸 미국의 일방주의에 혐오감을 느끼던 국내 관객의 외면을 자초했다. 한국말이 등장한다는 사실에 반갑다가도 엉성하게 한국을 묘사해 실망감을 더했다.
 화려한 스펙터클을 자랑하는 액션영화가 워낙 많아서일까? 아니면 007을 패러디한 코미디 영화들이나 비슷한 류의 첩보영화가 넘쳐나서일까? `007 어나더데이’는 007시리즈만의 기본특징은 지켜나는 듯 하지만 예전같은 재미는 주지 못했다.
 아이슬란드의 얼음궁전이나 도입부의 파도타기 장면 등은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지만, 음파교환 반지나 투명 자동차, 가상체험안경 같은 007 특유의 개지트(Gadget)의 기발함은 부족한 편이고 무리한 설정도 눈에 띈다.
 북한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제임스 본드(피어스 브로스넌)는 누군가의 배신으로 북한군에 포로로 잡힌다. 갖은 고문에 시달리던 본드는 수개월 후에 포로교환으로 풀려나지만 정보누설혐의로 007의 지위를 빼앗기고 억류당하는 신세가 된다.
 홍콩과 쿠바, 런던 등을 오가며 배신자의 정체를 찾아나선 제임스 본드. 어느날 징크스(할 베리)라는 한 여자를 만나고 세계를 파멸로 몰아넣을 음모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눈치챈다.
 본드는 이 음모에 시에라리온의 보석재벌 구스타프(토비 스티븐스)과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의 뒤를 쫓는다. 구스타프를 따라 아이슬란드의 얼음궁전에온 본드는 그 곳에서 자오와 마주치는데….
 감독은 마오리족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린 `전사의 후예들(Once a warrior)’로 몬트리올 영화제 4개 부문을 휩쓸며 뉴질랜드의 국민감독으로 떠오른 리 타마호리.
 제임스 본드 역은 95년 `007 골든아이’이후 이 역을 맡고 있는 피어스 브로스넌이 맡았으며, 한국계 릭 윤이 악역 북한군 강경파 요원역으로 출연했다.
본드걸은 `몬스터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할 베리와 신예 로사문드 파이크. 주제가는 마돈나가 맡았다.
 15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33분.
 /남현정기자 nhj@hidomin.com
 


 
주말 영화소식
 
`007 퀀텀 오브 솔러스’정상 차지하나
 
 영화진흥委 조사`예매 1위’
 
 007 시리즈 22번째 영화인 `007 퀀텀 오브 솔러스’가 별다른 신작이 없는 이번 주말 국내 극장가를 차지하게 될까.
 5일 개봉한 `007 퀀텀 오브 솔러스’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하 통합전산망)에서 40.7%, 영화 예매사이트 맥스무비에서는 66.9%의 점유율로 주말 예매 1위를 차지했다.
 손예진·김주혁 주연의 `아내가 결혼했다’는 통합전산망 17.4%, 맥스무비 12.2%로 2위로 떨어졌다.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있는 한국영화 `아내가 결혼했다’가 이미 개봉 3주째에 접어든데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어서 15세 이상 관람가이고 초반 마케팅 공세를 벌이고 있는 `007 퀀텀 오브 솔러스’의 예매 점유율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007’ 시리즈의 인기가 1990년대 이후 국내에서 한풀 꺾였고, 전작 `007 카지노로얄’이 세계적으로 흥행했으면서도 유독 한국에서는 부진했던 사례로 미뤄볼 때 `007 퀀텀 오브 솔러스’가 현장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낼지 주목된다.
 새로 개봉한 쟁쟁한 경쟁작들이 없는 만큼 나머지 상위권 역시 기존 개봉작들이 채우고 있다.
 300개에 못 미치는 스크린수로도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던 액션 영화`뱅크 잡’은 통합전산망에서 4.3%로 예매율 3위, 맥스무비에서 5.1%로 4위를 차지했다.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는 통합전산망 4.1%로 4위, 맥스무비에서는 3.2%로 5위등 개봉 한달을 훌쩍 넘기고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일본 영화 `굿’ 바이`도 맥스무비에서 5.7%(3위)로 양호한 예매성적을 올렸다.
 리들리 스콧 감독 `바디 오브 라이즈’, 샤이아 라버프의 ’이글 아이` 등 미국에서 날아온 두 액션영화들도 여전히 10위권 안에 들어있다.
 기존 개봉작들이 예매율 우수 명단을 채웠지만 새로 개봉하는 다양한 영화들이 꽤 많다. 6일 개봉하는 한국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예매점유율 1% 안팎으로 부진하지만 6.25 전쟁 직후를 그리는 탄탄한 이야기를 갖추고 관객의 선택을 기다린다.
 한국 산악 다큐멘터리 `길’, 베트남 꽃 파는 소녀의 이야기 `러블리 로즈’,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다시 모인 노년의 탱고 뮤지션들의 이야기 `부에노스 아이레스 탱고 카페’, 재중동포 장률 감독의 신작 `중경’, 일본의 독특한 액션 영화 `촉루성의 7인-레드버전’도 6일 관객과 만난다.
 새로운 영화를 바라는 팬들을 위한 색깔 있는 영화제들도 있다.
 씨너스 이수에서는 성인 여성 관객을 대상으로 한 `핑크 영화제’가 열리고 있으며 5일 출항한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를 통해 색다른 단편 작품들을 감상할 수도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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