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는 12일 판문점 적십자연락대표부를 폐쇄하고 북측 대표를 철수시키며 판문점 경유 모든 남북 직통전화 통로를 단절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우리 정부가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이 주도한 북한 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데 대한 반발이다.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문제를 수십 년 동안 감시하고 경고해왔으면 이를 시정할 생각은 않고 인도적 사업을 도맡은 적십자를 내세워 공갈 협박이다.
뿐만 아니라 남북 장성급회담 북측 대표단 김영철 단장도 남측에 보낸 전화 통지문에서 “12월 1일부터 1차적으로 군사분계선을 통한 모든 육로통행을 엄격히 제한, 차단하는 우리 군대의 실제적인 중대 조치가 단행된다는 것을 정식 통고한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폐쇄 전 단계 조치로 해석된다.
우습다. 개성공단으로 득을 보는 쪽이 어느 쪽인지 따져보면 북측 억지가 얼마나 가증스러운지 알 수 있다. 현재 개성공단에는 3만5000여 명의 북한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이들은 북한에선 최고수입인 55달러의 월급(사회 보험료를 포함하면 63달러)을 받는다. 김정일 일당이 상당액을 편취하지만 이들은 북한 최고의 생활수준을 누리고 있다. 평균 가족 수를 4명으로 계산해도 14만 명의 북한 주민이 개성공단 덕분에 먹고산다. 그런데 이런 공단을 폐쇄 운운하며 협박하고 있다. 자해공갈도 보통 수준을 넘는다.
북한은 지난 달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대북 전단(삐라) 살포가 계속될 경우 “개성공단사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작 탈북자들이 날리는 삐라 몇 장에 놀라 이 호들갑은 떠는 격이다. 김정일 체제가 얼마나 취약하고 거짓에 차있으면 삐라에 흔들려 먹고 사는 것까지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북한은 또 미·북간 북핵 검증 합의를 둘러싸고 “검증 방법은 현장 방문, 문건 확인, 기술자 인터뷰로 한정된다”며 시료 채취 거부 태도를 분명히 했다. 시료 채취 거부는 핵 실험을 위한 물질을 계속 보유하겠다는 것이다. 김정일 지도자 동지는 반신불수고, 인민은 굶어 죽는데도 공갈-협박 버릇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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